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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 저기 Aug 07. 2021

'오레곤'을 아시나요? -4

슬로 스테이츠 오레곤 주여행기 - 2019 여름

DAY 3

Back to Vencouver, WA


2박 3일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복귀하는 날이다. 미국 여행의 기본인 간단한 텔 조식을 먹고 짐을 꾸려 밴쿠버 워싱톤으로 떠난다. 밴쿠버 워싱톤으로 복귀하는 날에 맞춰, 간단히 밴쿠버 얘기를 조금 더 해본다. 전 글 알래스카 크루즈 편에도 밴쿠버라는 같은 이름을 가진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언급했었는데, 오늘은 조금 더 사족을 붙여보고자 한다.


간단히 요약하면, 밴쿠버라는 도시는 캐나다에 하나! 미국에 하나 이렇게 두 개가 있다. 캐나다 밴쿠버는 무지하게 유명하고 미국 밴쿠버는 정 반대다. 그래서 '밴쿠버' 그러면 100명 중 정확하게 100명이 캐나다 밴쿠버를 생각한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캐나다 밴쿠버는 서쪽 태평양 연안의 국제 도시니까.


구글에 동명 도시 밴쿠버에  대해  질문하면 나오는 응답 중 하나 캡처


두 도시의 이름이 같은 이유는 조지 밴쿠버라는 해군 대장을 기리기 위함인데, 미국 밴쿠버가 먼저다. 그 이유는 밴쿠버 장군이 콜럼비아 강을 따라 서쪽으로 와서 캐나다 쪽으로 북진했기에 미국이 먼저 인 듯싶다. 아무튼 이 동명 도시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미국의 워싱톤 주와 오레곤 주 북부 지역인들만 아는 사실이다. 여기 분들은 미국 밴쿠버를 '밴쿠버 워싱톤', '남쪽 워싱톤', '미국 워싱톤, 아래 워싱톤' 등 위치의 맥락을 전달하는 명칭으로 유명한 캐나다의 밴쿠버와 구별한다. 그야말로  깨알 같은 디테일이다. 이런 슈퍼 TMI급 사실을 알아가는 것도 여행의 큰 재미가 이 니겠는가?

https://www.ahundredmonkeys.com/resources/a-tale-of-two-vancouvers/


오늘 점심은 호텔 근처에 인앤아웃 버거가 있어 테이크 아웃하고 올라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러 피크닉 분위기로 먹고 갈 요량이다. 미서부이지만 인앤아웃은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일 때 먹어야만 한다!


오늘 테이크 아웃한 매장이 미국 최북단 잭슨빌(Jacksonville)에 있는 인앤아웃이다. 더 이상은 매장이 없다. 이렇게 인기 있고 줄을 서는 맛집이 왜 더 북쪽으로 포틀랜드, 시애틀 등 큰 도시에는 없을까? 매출이 엄청 날 텐데... 그 이유는 잭슨빌 이북으로는 당일 신선한 패티를 운송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얼리지 않고 신선한 재료를 배송할 수 있는 마지노 선이 오레곤 주 잭슨빌이라고 한다. 그래서 맥도널드로 대표되는 다국적 햄버거 프랜차이즈와 맛이 그리도 다른 것이다. 동부에 있는 미국 대통령들도 서부에 오면 먹고 갈 만큼 유명하다. 아~ 뭐라 해야 할까... 일반적인 기준으로 따지면 이런 경영철학이 '배가 부른 것'이겠지만, 문득 그래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아무튼 미국 서부에 인앤아웃은 명물 중 명물이다. 가장 미국스러운 음식의 절정이다.

2021 구글지도 검색 결과, 포틀랜드 근처에 최북단 매장이 나온다. 점점 메트로폴리탄을 향해 올라오고 있다.


I-5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다 점심시간을 맞아 야구장 시설이 있는 동네 파크에 햄버거를 풀고 식사를 했다. 매장에서 받아 바로 먹는 것보다는 덜해도 기본 맛은 역시 담백하다.


햄버거를 먹었더니 커피 생각이 간절해졌다. 다행히도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다. 왜냐? 여기는 미국이니까. 하긴, 요즘 우리나라 도시에 스타벅스가 더 많은 것 같기는 하다. 미국에는 소규모 개인 카페보다는 스타벅스가 갑이다. 맛도 제일 낫고 주차도 편한 쇼핑몰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유럽처럼 오소독스 한 카페 문화를 기대하는 것은 전봇대에 꽃피는 것을 기다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오늘 쇼핑몰 주차장에서 우리를 반기는 것은 '스타벅스 트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못 보던 광경이라 새롭다고 감탄했는데, 그 트럭은 몰 안 스타벅스가 내부 공사 중이라 임시로 주차장에서 커피를 팔고 있는 것이었다. 공사 중 영업을 위한 궁여지책이었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좌) 땅이 넓은지라 어디가나 쉴 공원이 있다. 우) 아무튼 신기한 경험! 스타벅스 버스


미서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고속도로 I-5를 타고 하염없이 북진하다 보면 워싱톤 주로 들어오게 되는데, 워싱톤 주 다 와갈 즈음 미 서북부 최대의 아웃렛 '우드번 프리미엄 아웃렛'이 있다. 미 동북부에는 '우드버리 프리미엄 아웃렛'이 맨해튼 북쪽 뉴욕 주에 있는데, 두 아웃렛의 규모가 쌍벽을 이룬다. 우리나라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과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그리고 현대 프리미엄 아웃렛' 등 '프리미엄 아웃렛'의 조상급 들이다.


뉴욕 주의 우드번은 패키지 관광코스에 필수 코스일 정도로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물론 이곳 우드번도 마찬가지다. 미국에 있는 프리미엄 아웃렛에 가면 가장 많이 들리는 한국어가 "이게 얼마야?(환율 계산해보고 가격에 놀라는 뉘앙스로)"다. 도저히 안 살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긴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싸니까. 특히 미국 아웃렛에서 싼 제품은 미국 브랜드 제품들이다. 자국 상품이 수입 상품에 비해서 더 싸다. 그래서 미국에 가면 미국 상품을, 프랑스 가면 프랑스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날 수 없지. 이곳의 옷값은 예술이다. 참 싸고 질도 좋다. 여름에 겨울 옷 클리어런스를 만나면 몇천 원에 브랜드 상품을 '겟'할 수도 있다. 어찌 신나지 않을 수 있는가.


한 가지, 미국 스타일과 한국의 패션 스타일은 다르므로 그 오차를 생각하며 쇼핑해야 한다. 거기서 어울리고 좋아 보이던 스타일도 한국에 들어와서 입으면, '나만 뜬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한국의 패션 속도는 엄청 빠르다. 요즈음은 전부 까맣다. 엘리베이터 타면 놀랄 때가 많다. 까마귀 때들 만나 것 같아서...

미서북부를 대표하는 아룰렛 우드번 프로미엄 아울렛

https://www.premiumoutlets.com/outlet/woodburn


포틀랜드 거의 다 와서 시장도 보고 푸드코트에서 저녁도 먹을 겸 해서 H마트에 들렀다. 20여 년 전 맨해튼 34번가 코리안타운에 있던 자그마한 한국 식료품 슈퍼 '한아름마트'가 있었다. 뉴욕 근처에 몇 개 있던 작은 동네 마트 수준이었는데 20년이 지나고 이렇게 발전해 있을 수 있는 있는가. 더 놀라운 것은 외국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한국음식과 문화가 요즘 확실히 격상되었다. 그러나 이곳의 무섭게 시뻘건 육개장은 너무 맵다. 맛은 별로다. 이렇게 해서 집으로 복귀했다. 씻고 휴식하기. 바이 오레곤.

https://g.co/kgs/Eap4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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