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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그라나다 2

2025. 1. 12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여행기 5

by 여기 저기

오늘은 일요일, 크리스천들은 주일이라 부른다. 그라나다에 개신교회가 있나 검색해 본다. 영어 서비스 교회가 서너 군데 검색은 되지만, 별로 없다. 그래서 숙소 옆 그라나다 대성당 예배를 참여하기로 한다. 숙소에서 걸어 5분 거리로 아주 가까이 있다. 겨울 휴일 아침 공기가 이리도 청명할 수가 없다. 날씨가 정말 예술이다.


그라나다 대성당

500년 정도 된 성당인데, 이슬람 사원이었던 곳을 성당으로 건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 오면 어느 도시나 중앙에 대성당이 있고, 모두가 웅장하고 압도적인 인상을 준다. 대성당의 규모는 그 도시의 영향력과 비례한다. 스페인어로 드리는 예배는 몇 단어 빼고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다.


주후 1500년 정도,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하기 전까지는 모두 이렇게 예배했을 텐데, 지금은 구교(카돌리)와 신교(기독교)로 나뉘어 서로 싸우는 듯 친한 듯 지낸다. 인간은 본성 자체가 구분 짓기 좋아하고, 자기주장을 강변하기 좋아하니 합하기보다는 찢기 좋아하고, 타인을 이해하기보다는 나를 내세우기 원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그러는 것을 원치 않으시신다. 오늘은 특별히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인이 되어 성수주일 한다.

(좌)대성당으로 향하는 길 (우)대성당 광장, 비수기라 한산한 관광객
현지인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

예배를 마치고 런치는 점찍어 놓은 레스토랑에서 한다. 오픈시간은 오후 1시. 이 친구들 정말 하루를 늦게 시작한다.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카페에서 티타임 휴식을 가진 후 식당으로 이동한다.

골목길에 있는 모던한 카페. 한국의 전형적인 핫플 카페 스타일이다
식당가는 길에 만나는 거리 풍경과 쇼윈도

유럽 소도시의 골목길은 정말 신나는 놀이터다.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 싶을 정도로 마냥 다닐 수 있는 마법의 공간이다.


LA TRLEFONICA

점심 식사 장소로 선택된 식당은 이베리코 돼지고기 요리로 알려진 곳이다. 정확히 1시가 되니 문을 열고 첫 손님으로 들어간다. 썰은 고기를 애피타이저로 제공해 준다. 서버가 한국인 손님들을 많이 받았는지, "음식을 한꺼번에 내올까?"라고 묻는다. 유럽식으로 느긋하게 순서대로 받아먹을 시간이 취향도 아닌 것을 아는 듯하다. 우리가 편하고 좋지. 센스와 친절이 넘치는 웨이터다. 프로페셔널 인증한다.


가지튀김이 맛있다. 주변 테이블도 모두 먹고 있다. 연어 타르타르는 그 크기가 엄청나다. 메인 고기도 소고기 뺨치게 부드럽고 쫀득하다. 만족한 식사를 마치니 테이블 서버가 구글 리뷰를 자신 이름 포함해서 써 달라고 한다.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와 서비스였기에 쿨하게 승낙한다.

(좌,중-식당 내외부 (우)고기 애피타이저. 마른 고기인데 맛있다
가ᄌᆞ튀김, 연어 타르타르, 이베리코 스테이크
멋진 화장실 인테리어. 고벽돌 사이에 좌변기 머짐 폭팔이다.

식사 후 숙소에 들러 보조배터리 등 관광준비를 한다. 일요일에는 큰길을 차 없는 도로로 운영한다. 쾌적한 날씨와 거리가 상쾌하다.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되는 메인스트리트
(좌)시청 청사 (중)밧데리 수거함 (우)휴일 낮 거리 골목길 풍경


알함브라 궁전

식사를 마치고 이번 여행 관광의 백미인 알함브라궁전을 관광할 시간이다. 살면서 수도 없이 듣고 미디어를 통해 본 곳을 이제야 드디어 직접 가보게 된다. 인터넷으로 3시 입장권을 구매해 놓았고 시간에 맞춰 우버를 타고 궁전으로 올라간다.


생각보다 높은 산 위에 위치해 있어 오르막 입구를 통해 들어가서 입장 대기줄에 서서 대기한다.

(좌)궁던 가는 길 (중)하차 후 진실의 문 입장
대기 줄여 서서 보는 요새 벽면고 건너편 전경. 멀리 유명한 전망대도 보인다

여권을 제시하고 나스르 궁전으로 입장한다. 알함브라 궁전에 대한 정보와 이미지는 미디어를 통해 외울 만큼 많이 접했던 것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놀라운 세심함과 화려한 패턴, 극도로 다듬어낸 정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만큼 많은 디자인 요소들이 있다. 공간 구조는 철저히 대칭이고 디테일은 섬세하다. 이 패턴 디자인은 아직도 우리 일상에서 매안 보고 만날 수 있다. 그 원형이 여기에 있다.

사자의 궁 분수를 지나면 정원 공간들이 나오고 외부로 연결되어 산 능선을 타고 헤네랄리페로 이동한다.

헤네랄리페로 이동하는 길에 햇살이 부서진다. 도착하면 기하하학적으로 통제한 아름다운 정원이 있다. 정원을 보며 느끼는 감흥은 인간세상 최고의 귄력자가 자연을 인간의 영역에 가둬 정리해 놓은 것 같다. 우리나라 비원 정원과 180도 반대편에 있는 아름다움의 세계를 보여준다.

정원을 지나면 외부로 이어지며 밖으로 나가게 된다. 사진을 하도 찍다 보니 이제 휴대폰 배터리도 거의 소진되었다. 체력도 배터리와 같이 한다. 출구 방향을 찾아 나가려 한다.

바닥 돌문양 문장이 인상적이다.
(좌)왕후.때문에 잘렸다는 스토리를 가진 나무 (우)나가는 길에 보이는 전경

궁을 나와 출출해진 우리는 버스를 타고 추로스를 먹으러 하산한다. 본 식당과 공원에 큰 외부 공간이 있는 것을 보니 유명한 집이 맛나보다.

(좌)유럽에는 자전거 인구가 많다. (우)추러스 식당
부드러운 초코시럽에 찍어.먹는 신선한 츄러스 맛은 일품이다

저녁식사는 어제저녁에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에서 가볍게 야채와 해산물을 먹으려 한다. 이태리에서는 느끼한 기운이 많았는데 이곳 스페인 음식은 느끼함이 전혀 없다.

(좌)식사 가는 길 (우) 레스토랑 전경
식전 생선튀김. 고추 투김, 홍합, 키조개 요리

우린 스페인 파다. 식사를 마치고 리얼 관광객으로 보낸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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