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 19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여행기 12
오늘은 일요일이면서 세비야를 떠나는 날이다. 체크아웃 전에 세비야 대성당 예배 시간이 늦어지는 바람에 30분 늦게 허겁지겁 체크아웃을 한다. 맥도널드와 호텔 공용공간을 오가며 잠시 휴식을 하다가 우버를 불러 공항으로 향한다. 땅이 끝없이 넓으니 공항도 근처에 있다.
세비야 산파블로 국제공항 (SVQ)
세비야 공항은 짙은 천정색이 특징이다. 벽에는 세비야에 대한 역사적 이야깃거리들을 큼지막하게 적어 놓았다. 뭐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네 싶다. 스페인에는 유난히 버거킹이 많다. 공항에서 시덥쟎케 스낵 몇 개 주워 먹는데 다들 속이 별로다. 공항에서는 먹는 게 아니다. 비싸고 맛없고 신선하지 않고… 나쁜 음식의 3박자가 다 있다.
리스본 포르텔라 공항 (LIS)
한 시간 정도 비행하니 기장이 착륙안내 방송을 한다. 기체가 지상 가까이 내려오자 창밖에 빗물이 부딪쳐 날린다. 뿌연 하늘과 젖은 바닥을 보니 비가 오고 있다. 여행 내내 푸른 하늘만 보다가 처음으로 비를 만났다. 리스본 공항은 평범하다. 오래된 공항 느낌으로 우리 김포공항 느낌이다. 이제 공항 내리면 우버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 듯하다.
Misha’s Place
공항이 시내에서 약 12~13km 거리로 가까워 금방 숙소에 도착한다. 마지막 숙소는 처음으로 애어비앤비를 이용한다. 오피스텔 같은 건물에 안내받은 비번을 입력하고 입장하면 된다. 침실과 거실이 정말 분리된 전형적인 1 베드룸 구조다. 소파와 침대 모두 편안하고 좋다.
온종일 제대로 된 식사를 못 해서 위장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숙소 근처에 베트남식당이 있어 쌀국수 국물로 속을 달래 보려고 한다. 어쨌든 한국인은 국물을 먹어야 한다. 우리만 그런 건가? 숙소는 시내 호텔 밀집지역이고 업무지역이라 그런지 일요일 저녁이라 한가하다. 도시의 첫인상은 유럽도시 같지 않고 상당히 모던하다. 주말에 서울 시청 앞으로 나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역시 눈에 띄게 차이 나는 것은 잔돌을 박아 놓은 바닥뿐이다.
Tre Bambu
정말 멀지 않은 곳에 6시 30분에 여는 베트남식당이다. 구글 평점과 평가가 좋아서 희망을 가지고 왔다. 쌀국수, 볶음밥, 롤을 주문한다. 최대한 익숙하고 개운한 메뉴만 고른다. 식사 후 만장일치 결론이 나왔다. 이곳은 베스트다. 맛도 분위기도 서비스 센스도 최고다. 온종일 고생한 위장이 이 베트남 음식들이 위로해 주었다. 그중 백미는 볶음밥이었다. 적당한 간에 누룽지가 배어 있는 찐 볶음밥이다. 리스본 최고의 베트남식당이라는 구글 평가에 동의한다.
식사가 만족스러우면 자연스레 디저트가 당긴다. 근처 카페를 찾으니 여기도 유럽스럽지 않은 모던한 카페가 있다. 거리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이다. 심지어 건너편에 한자로 부산이라고 쓰여있다. 부산 Korean Table Babeque라는 식당이다. 마치 귀국한 것 같은 착각의 연속이다. 역시 나라의 수도는 다른 건가.
Bread & Friends Cafe
커피와 쇼콜라 빵하나를 간단히 해치우고 마트에 들러 과일과 식빵 등 악간의 식재료를 사서 귀가한다. 에어비앤비 숙소의 장점을 살려 주방을 좀 활용해 보자.
마지막 도시로 이동하느라 고생한 몸에게 휴식을 줄 시간이다. 내일은 근처 도시 파티마로 가서 파티마 대성당을 다녀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