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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 상하이 1

2025. 6. 5 ~ 9 K 한 바퀴 기념 여행기 1/4

by 여기 저기

Day 01

이번 여행은 고맙게도 A부부와 B가 공동 투자하고 A부부가 책임 진행하는 이벤트다. 그동안 여행기에 등장이 없었던 A 부부가 K의 한 바퀴 인생 축하 여행을 선물한다. 단골 B는 직장을 빼지 못해 홀로 한국에 남았다. 여러 사정 끝에 행선지는 상하이다.


연휴를 시작하는 오전이라 그런지 공항이 붐빈다. 이런 타이밍에 출국 경험이 없어 당황스럽다. A가 이 정도는 나이스한 수준이라네. 우리나라 공항의 업무처리 속도는 타국 대비 4배속 정도는 되므로 붐비지만 큰 고생 없이 출국수속을 마친다.

주최 측이 대한항공 라운지를 예약해 놓았다. 매번 지나만 다녔지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덕분에 라운지 구경을 한다. 간단한 조식이 준비되어 있어 요기가 가능하다. 공짜로 주는 식사 치고는 꽤나 근사하다. 식탁테이블은 이미 만석이어서 휴식하는 카오치에 앉아 사이드 테이블에 식사를 하려고 하니 온몸을 비틀어야 한다. 그동안 쭉 K가 주최 측을 해오다가 요즘에는 A와 B가 대신해 주니 완전 꿀이다. 편하다 편해.


입국 수속 중 젊은 여자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서성거린다. 연예인이 곧 들어온단다. 저 쪽에 얼굴이 작고 머리 색이 노란 젊은이가 들어온다. 여기저기서 카메라가 움직인다. 뭐 저리들 좋을까…싶다. 아재 인증. 활주로가 붐벼 탑승 후 약 30분 이상 기다리다 이륙한다. 약 1시간 반 정도의 비행. 거의 국내 여행 수준.


공항 도착 후 예약해 놓은 미니밴을 타고 수월하게 상하이 시내로 이동한다. 난징동루에 있는 호텔이 널찍하고 깨끗하고 럭셔리하다. 중국의 호텔 가성비는 칭찬할 만하다.


상하이 티안지팡 (Shanghai Tianzifang)

짐을 풀고 뜬금없이 맥도널드 들러 감자튀김 하나 먹고 프랑스 조계지 쪽으로 이동한다. 저녁식사처가 그 방향이다. 식사 전 DIDI 앱을 이용해 택시를 불러 타고 관광차 서울의 인사동 같은 분위기를 제공하는 티엔지팡으로 이동한다. 각종 샵들이 예쁘게 단장하고 있는 아기자기 거미줄 같은 골목길에는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현지 유명 쇼핑물품인 White Rabbit 사탕, 핸드크림, 차 등을 도착하자마자 여행뽕에 차올라 구입한다.


인화관

A부부가 첫 만찬을 위해 심사숙고 끝에 선정한 로컬 맛집이다. 오호! 미슐랭 선정 식당이다. 상하이를 상징하는 모단걸(Modern Girl) 콘셉트의 인테리어와 분위기를 콘셉트로 꾸며놓은 식당이다. 워낙 현지인 맛집이라 예약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A가 포기한 예약을 IT Guy H가 기어이 갤럭시 휴대폰 번역기능으로 전화를 해서 예약했다는 무용담이 있다. 각자 모국어로 말하면 갤럭시 s24가 중간에서 통역해 주니 소통이 가능하단다. 헐… 언어의 장벽도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세상 참…

홍파육(동파육의 이곳 명칭)과 칠리새우, 야채볶음 등 실패하기 힘든 메뉴들을 주문했는데, 음식이 모두 맛있다. 좋은 중국음식은 느끼하지 않다. 현지인 맛집답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털게 내장 비빔밥이다. 테스트로 2인분만 주문해 본다. 흰밥과 게 내장소스를 비벼주는데 우리나라 게딱지 비빔밥과 대동소이하다. 맛은 있지만, 게 내장 특유의 느끼함 때문에 두 명이 1인분 딱 좋다. 맛있고 가격도 착하니 더없이 만족스러운 식사다. 재방문 의사는 100%다. 뿌듯한 갤럭시 사용자 H.


앤티크 가든 상하이

고즈넉한 유럽의 풍취가 남아 있는 프랑스 조계지가 있는 구시가지에서 산책과 후식타임을 가진다. 좁은 실내가 아기자기 예쁘지만, 야외 정원이 소담하고 운치 있기 그지없는 카페다. 모기들과 조금 싸우더라도 우리의 선택은 당연히 밖이다. 분위기와 맛 모두 합격인 멋진 카페다. 상하이가 특별한 것은 이 동네가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는 중국이 아니다. 뉴욕이 미국이 아닌 것처럼…


와이탄

저녁 여정은 상하이 관광의 필수 코스 와이딴과 난징동루 거리를 돌아보는 것이다. 마침 날이 맑아 와이딴의 야경이 예술이다. 낮에 보면 별것 없는 곳이 밤이 오면 형형색색 불이 켜지면서 갑자기 조명빨 신세계로 둔갑한다. 강변 전체가 퇴근시간 서울 신도림역처럼 사람들로 넘쳐난다. 우리 팀만 나오는 사진을 찍기란 돈을 내고 촬영서비스를 받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그래서 돈 내고 찍었다. 심지어 정신없는 호객에 이끌려 2장이나 찍었다.

천천히 걸어서 난징동루로 접어들어 와이딴을 향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거슬러 귀가한다. 호텔 근처 과일가게 들러 남국의 싱싱하고 싼 과일을 포장한다. 생각보다 알차게 보낸 도착날이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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