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친구가 바람을...
14 사람에 대하여...
이성친구가 바람을 피우면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분명 알 수 있다. 감으로 알 수 있다. 그것을 육감이라고 한다. 영어로 말하면 Sixth Sense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경험한 세계만을 믿으려 한다. 머리가 둔할수록 자기 세계에 빠져 살며, 자기가 경험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의 세계는 결코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정보의 80%는 시각에서 얻는다. 그렇다고 해서 시각만으로 세상을 살 수 없듯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세상에는 밤과 낮이 있고, 여성과 남성이 있고, 하늘과 땅이 있듯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더 많은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
80%의 시각에는 못 미치지만, 촉각, 후각, 미각, 청각 등이 있고, 이들 다섯 가지 감각을 우리는 오감이라고 부르고,
그다음의 감각을 육감, 즉, Sixth Sense라고 한다. 텔레파시이다. 분명 존재하는 감각이다. 그래서 최근 학계에서는 이 여섯 번째 감각을 감성공학이라 하고 주목하고 있다.
변화무상한 인간의 감성을 측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 여서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감성공학에서는 이와 같은 인간의 감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여 평가하고 공학적으로 분석하여 이것을 디자인에 적용함으로써 더욱 인간친화적인 제품설계에 활용하고 있다.
겉모습만을 가지고 사람을 평가할 수 없듯 예술이나 디자인에 있어서도 시각적인 요소만을 가지고 그 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다. 어리석은 자는 보이는 것만 믿으려 해서 자기 자신의 참모습조차도 보지를 못한다.
참모습은 연꽃이 아니라 진흙 속의 그 뿌리와 같다. 뿌리가 건강해야 아름다운 연꽃을 피울 수 있는 것과 같이 말이다.
불가에서는 염화시중(拈花示衆)의 미소라는 말이 있다.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가 설법을 하다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깨달음을 제자들에게 전하고자 연꽃을 들어 보였다.
그때 제자 중의 한 사람 가섭만이 석가모니의 뜻을 알아차리고 빙긋이 미소 지었다. 이심전심(텔레파시)으로 깨달은 미소를 상징하는 말이다.
진실은 오히려 눈을 감았을 때 더 잘 보일 수 있다. 말이 많은 세상 모든 말들은 내 말만 들어 달라고 하는 일방통행이 돼 가고 있다. 진실된 말은 쌍방통행의 소통을 이룰 때 비로소 대화가 된다.
미소만으로도 의미를 전할 수 있는 세상, 말 많은 불통보다 말 없는 소통이 필요한 세상은 내가 변하지 않으면 절대로 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