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기가 된 나는 내년에 새로운 학교를 찾아 떠나야 한다. 내세울 것 없는 나의 경력에 수많은 경우의 수를 예상해 보지만 결국 부질없는 짓이다. 다른 학교에 대한 정보들을 자질구레한 인맥까지 동원해서 수집해 보지만 그렇다고 그 학교에 갈 수 있느냐,,,그건 별개의 문제다. 항상 계획은 그럴듯하다. 처맞아서 문제지.
난 내년 봄 분명 힘들 것이다. 그렇지만 마음을 잘 다스려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럴 것이다. 이건 다짐의 글이다.
나의 진로 희망은 늘 교사였다. 진로가 뚜렷했던 것도 고마운 일인데 내가 원하는 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니 감사한 일이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내게 주어진 환경에 대한 불평을 거두기에 충분하다. 아침에 일어나 갈 곳이 있다는 것, 날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지금이 있기까지 겪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실패들은 내 일을 더욱 소중한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 인생의 밑바닥까지 처박혀 본 경험은 이제는 든든한 자산이 되었다.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만드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편한 곳으로 가면 그만큼 나태해지기 쉽다. 힘든 곳으로 가면 노력한 만큼 얻는 게 있을 것이다. 가혹하게 스스로를 몰아세우면서까지 일할 필요는 없지만 아직은 많이 배우고 노력할 때이다. 쉬운 것만 찾으려는 자세는 시간을 의미 없게 만들 확률이 크다.
슬픈 이야기지만 내년에 나는 가고 싶은 학교에 가지 못할 것이다. 긍정적이고 싶지만 현실이 그러하다. 하지만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좋은 학교인 줄 알았는데 관리자가 꽝일 수도 있고, 가고 싶은 학교에 갔는데 최악의 학생을 만날 수도 있다. 천국은 없다. 내가 있는 자리가 꽃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의미 있는 시간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