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우대, 한자어 사용이 점점 줄면서 예전만큼 자주 보기 힘든 단어지만 여전히 우리들의 생각 속에는 경로자에 대한 우대 사상이 뿌리 깊게 남아 있다.
교사들은 평등한 관계 속에서 직장 생활을 한다. 부장 교사라는 것이 있지만 이것은 한시적으로 맡은 역할일 뿐이다. 하지만 경력이 오래되고 나이가 많은 선배들에 대한 암묵적인 배려가 존재한다. 오늘 있었던 일을 통해 나는 어떤 교사로 늙어가야 할까를 고민한다.
나이 많으신 선생님께서 우리 부서의 일 처리에 불만을 갖고 항의를 하러 오셨다. 자신에게 업무가 과다하게 분배되었는데 자신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이유였다. 담당자 선생님은 상세한 설명을 자제하고 사과하셨다. 일이 끝난 후 우리에게는 연장자를 상대로 일을 더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탓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우리는 나이 많은 선생님에게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미리 안내하였고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렸음에도 확인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본인도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셨다. 그럼에도 자신이 당한 불합리한 점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이고 가셨다. 그분께만 일이 많이 간 건 아니었다. 공평하게 배분하였고 그날 하루 그 선생님에게 몰렸을 뿐이었다. 미리 말씀해 주셨다면 좋았을 것을. 더하여 거친 말투와 높은 언성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나이가 들어도 남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돈은 제일 많이 받으면서 일은 제일 적게 하고 싶지 않다. 에너지가 부족해지고 총명함은 떨어지겠지만 내 몫을 하고 싶다. 배려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평등한 입장에서 젊은 사람들의 의견을 잘 살펴보겠다. 개인적인 부당함을 따지기 전에 나의 잘못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개인적 부당함보다 공동체의 부당함, 약자에 대한 부당함에 더 분노하겠다. 그리고 함부로 언성을 높이거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말투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