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와서도 머리가 아프다. 많은 선생님들이 그러하듯 오늘은 나도 일거리를 집에 가져왔다. 할 일은 많은데 거를 타선이 없다. 특히 지금까지는 어렵다는 핑계로 다른 선생님들께 미뤘던 일을 이제는 교과부장이기 때문에 손 놓고 쳐다볼 수 없게 되었다.
다양한 안을 비교해 봐야 하는 일이라 안을 내달라고 했지만 누구도 선뜻 내놓지 않는 선생님들의 태도에 잠시 실망하다가 곰곰 생각해 보니 또 이해가 간다.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일이라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결과물로 나의 부족함이 보일까 하는 소심함도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나보다 똑똑한 누군가가 좋은 의견을 낼 것이라는 믿음이 클 것이다.
동료 선생님의 솔선수범으로 안이 나왔다. 그 선생님이 정확히 날 찍어 당신의 안도 보고 싶다고 채팅방에 박제해 버렸기 때문에 오늘 3시간이 넘게 머리를 쥐어 짜냈다. 집안일과 육아를 마쳤더니 육체와 정신의 피로가 극에 달해 노틀담의 꼽추가 되었다. 헬스장에서 전방 30도를 바라보며 걸었더니 굽었던 등이 30도 펴지는 기적을 체험했다. 약을 파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마무리하지 못했던 나의 안은 거짓말처럼 완성되었고, 내일 선생님들에게 부족하기는 하지만 노력은 한다는 평을 들을 수 있게 되었으니 욕은 면했다.
헉,,,그런데 노틀담의 꼽추 결말이 비극으로 끝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