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멀리하기

by 호방자

세상에는 많은 중독이 존재한다. 알코올, 마약, 게임 등. 나는 내가 TV 중독이었다고 생각한다. 병적으로 심한 건 아니었지만, 습관적으로 TV를 틀고, 아까운 시간을 많이 낭비했다. 그 시절 그 시간을 다른 일에 쏟았다면....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그들의 대화 주제를 내가 다 알고 있다는 것이 싫었다. TV만 보는 사람 같아서. 그래서 언젠가 꼭 TV 없이 살아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결혼을 하면서 TV를 연결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집은 TV가 없는 셈이다.


TV가 없어서 참 좋다. 시끄러운 소리가 없다. 여유롭고, 좀 더 생산적인 것에 눈 돌릴 수 있다. 그런데 유튜브라는 예상치 못한 적을 만났다. 얘는 콘텐츠도 더 다양한데 침실까지 가져갈 수 있다. 잠잘 때까지 핸드폰을 쥐다가 혀를 차며 잠든 밤이 부지기수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자정작용이 발생해 핸드폰 줄이기를 실천하고 있다. 이제 와서 유튜브로 뭔가를 이룰 수는 없다는 게 자명하므로 더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노력을 실천하고 있다. 갑자기 브런치 작가가 된 것도 큰 역할을 했다. 인생은 역시 우연의 연속이다.


‘글쓰기는 기능이다. 그러므로 연습하면 실력이 는다.’,

‘글쓰는 근육은 써야 생긴다.’

‘많이 읽지 않고서 글을 잘 쓸 수 없다.’


완벽하게가 아니라 일단 쓰는 것이 중요한데 핑계를 삼아 왔던 것 같다. 유튜브는 일회성이지만, 읽고 쓰는 것은 쾌감이 덜 하더라도 묵직하고 뭉근한 즐거움이 있으며 죄책감이 아닌 뿌듯함이 남는다.


TV를 안 보니 사람들과의 대화에 쉽게 끼지 못한다. 하지만 어울리지 못해도 괜찮다. 소외감이 아니라 홀가분함이다. 모르는 대화는 즐겁게 들으면 되고, 아는 게 나오면 즐겁게 말하면 된다. 그들이 TV를 보며 즐거워한 시간에 나는 다른 걸 했으니 그거면 됐다. 그게 도움이 되는 일이고 내가 계획한 일이었으니 더 좋다. 이제라도 TV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물론 아내는 넷플릭스를 보기로 했다. 그래서 난 이제 넷플릭스라는 것을 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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