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집단이 중요한 청소년 시기는 주위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분위기를 살피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공부하는데 나만 홀로 떠들고 노는 것이 눈치가 보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친구, 좋은 학급 분위기, 좋은 학교를 만나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성적에 무엇이 결정적이다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부모로서 우리는 어느 학교가 그런 분위기를 잘 갖추고 있는지 정도는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것이 결정적일 수는 없습니다. 공부하는 분위기라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것이고 이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 속에서 학습 능력과 태도가 길러질 확률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환경을 찾기 전에, 개인적인 자질, 즉 지적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친구는 모르는 것이 생기면 쉽게 답을 찾아 해결하려고 합니다. 반면 다른 친구는 끈질기게 노력하다가 답을 찾아 해결합니다. 당연히 후자가 더 바람직합니다. 세상 이치가 그런 것 아닐까요? 귀한 것은 어렵게 얻어집니다. 어렵게 얻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답을 찾지 못하는 그 순간의 막막함, 답답함을 누군가는 쉽게 포기하지만 누군가는 참고 버텨냅니다. 학생들이 질문하러 오곤 합니다.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는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는 질문의 수준도, 성적도 차이가 납니다.
내 자녀가 지적 호기심이 넘치고 끈기 있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아이였으면 좋겠습니다. 티비와 핸드폰에는 답이 없어 보입니다. 궁금한 게 남아 있지 않도록 다 보여주어 상상할 거리를 남겨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어 주니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아이에게 질문을 하게 되고, 아이는 자신이 책을 읽어준다며 엉터리로 읽기도 합니다. 엉터리로 읽어도 마구마구 칭찬해 줍니다. 아이는 신이 나서 다른 책도 읽으려고 합니다. 책은 상상할 거리가 넘쳐 납니다. 생각을 깊이 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진득하게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하며 버티는 시간이 생깁니다. 이런 과정이 꾸준히 쌓이면, 그런 환경에서 자라면,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지 않을까요?
세상에는 즐길 거리가 많습니다. 그 다양함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자극적인 영상 매체를 제공해 버리면 다른 즐길 거리의 참맛을 모른 채 자라게 됩니다. 자극적인 인스턴트도 맛있지만 정갈하고 담백한 엄마의 집밥도 맛있지 않나요? 내 자녀의 주식이 어떤 음식이길 바라는지 묻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