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라 그런지 목에 이물감 같은 게 느껴진다. 별 생각 없이 음!! 하고 크게 소리를 냈다. 아내가 조심스럽게 말한다. 집에서는 괜찮은데 학교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학교에서 나도 모르게 행동이 편해진다. 이제 나보다 어린 후배들이 더 많다. 업무도 어느 정도 아는 것 같고 예전처럼 눈치 보며 하루하루 진땀 흘리던 시기는 지나갔다. 그러다 보니 행동에 대한 조심성도 줄어들고 실수 아닌 실수를 하는 것만 같아 뜨끔할 때가 있다.
저연차일 때 나를 힘들게 하던 어른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어떻게 해야 품격까지는 아니더라도 추하지 않게 나이들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 지난 역사에서 범한 우를 반복하는 것은 비극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든 동료로서 정중히 대해야 한다. 아는 게 많더라도 뽐내서는 안 된다. 그건 나이가 많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어린 사람에게도 배울 것이 있으니 최소한 노력은 해야 한다. 결코 편해지려고 하면 안 된다. 배려를 감사히 여기되 나는 어떤 배려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나이 먹는 것도 쉬운 게 아니다. 세상사 쉬운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