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새벽에 잠이 깨곤 했다. 잠이 깨면 한참 동안 창문을 내다보았다. 우리 집 뒤로는 큰 고속도로가 있었는데 새벽에도 차들이 지나다니곤 했다. 어린 나는 저 사람들은 무슨 사연을 가지고 이 시간에 운전해 가는지가 궁금했다.
그 아이가 이젠 아저씨가 되어 다른 집에서 창문 밖을 내다본다. 한밤중에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 저 사람들은 또 어떤 사연들을 가지고 있을까. 시간이 많이 흘렀고 그때 그 아이는 아저씨가 되었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건 나는 아직도 사람들이 궁금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자랐고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궁금하다.
올해도 이름 외우기를 시작했다. 상대방이 궁금하고 알고 싶다면 그 첫걸음은 이름 외우기일 것이다.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면 뭔가 사랑이 더 커지는 느낌이 든다. 그냥 그 기분이 좋다.
어느 사회건 다양성이 중요하다. 구성원이 다양해야 공동체가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다.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한 가지 색깔의 범생이들끼리 모인 교사집단이라면 일곱 색깔 다양한 아이들을 어떻게 다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니 나처럼 똑똑함은 떨어지지만 이름 외우는 걸 잘하는 교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소심하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사실 싫어하는 학생도 많음을 고백한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