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을 하고 돌아오니 아이는 늘 그렇듯 소파 뒤로 숨는다. 이제는 제법 커 빼꼼히 발가락이 삐져 나온다. 오늘 함께해 줄 시간이 짧은 것이 못내 미안해 양치도 책 읽기도 정성스럽게 아빠가 해 준다. 항상 옆에 자면서도 오늘은 아빠 옆에 자겠다고 칭얼거리는 이 아이는 행여 도망갈까 내 손을 꽉 붙들고 잠을 청한다. 나라는 인간을 온전히 사랑해 주는 이 소중한 생명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오늘은 아이의 토실한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따스히 이불 속에서 잠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