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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다녀오며

by 호방자


지난 주말 미술관에 갔다. 미술 작품을 좋아하는 것도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혼탁한 영혼이 맑아지길 바라며 종종 찾아가곤 한다. 들고 있던 음료를 내려놓고 흰 벽면에 적힌 작가의 삶과 마주한다. 그리고 천천히 읽는다. 역시나 읽어봐도 이해가 안 간다. 그래서 두 번 읽는다. 저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고 어떤 생각으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그 사람을 만나본다. 어떤 공간에서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모습으로 붓을 놀렸을까 상상해 본다. 그러면 조금 재미가 생긴다. 내 맘대로 해석도 해 본다.



오늘 본 작품은 난해하다. 굵은 붓으로 몇 줄 대충 그어놓은 것 같은데 미술관에 걸려 있다. 다들 한 번쯤 해본 생각이겠지만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리석은 생각인 줄 알면서도 기왕 미술관에 왔으니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고민해 본다.



작가는 일제 강점기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뒤 일본에서 작품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어떠한 문제에 천착하여 그와 관련된 일련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 왔다. 이 작품은 그 결과물들 중 하나이다.



이번에도 돌고 돌아 결론은 같다. 무엇이든 자신의 주제를 찾아 탐구하고 노력한 사람은 성과를 얻는 법이다. 그 작가는 미술이라는 분야에 인생을 걸고 꾸준히 노력하여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그림에 담아 왔다. 그런 스토리가 쌓이고 인정을 받아 그의 작품은 미술관에 걸려 있다. 그가 찍은 점 하나에는 그 사람이 담겨 있다. 그게 내가 찍은 점과의 차이다.



마찬가지로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글에도 글을 쓴 사람이 담기기 때문이다. 글을 쓰며 오늘 하루를 되짚어 본다, 할 일이 많다고 징징대지 말고 시간을 알뜰히 아껴 성심으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순간순간의 마음가짐이 나의 됨됨이를 빚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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