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 9. AI가 놓친 1등, 평가위원이 선택한 이유

by 여철기 글쓰기

발표평가장에서 나온 점수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잠시 말을 잃었습니다.
AI가 예측한 결과와는 정반대였기 때문입니다.
서면평가에서 하위권이었던 한 팀이, 대면평가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아 1위를 차지한 겁니다.
기술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뜻이죠.


서면평가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평가위원은 제한된 시간 안에 많은 과제를 봐야 하기 때문에,

세세한 스토리보다 양식을 제대로 지켰는지, 필수 항목이 빠지지 않았는지를 우선적으로 확인합니다.
결국 ‘평가기준표’에 맞춰 핵심 정보가 잘 들어 있는지가 관건이고, 이런 방식은 AI가 문서를 평가하는 로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서면평가에서는 AI의 점수와 사람의 점수가 크게 어긋나지 않는 겁니다.


하지만 대면평가는 전혀 다른 경기입니다.
단 몇 분 안에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고, 그 자리에서 공감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자료’보다 ‘사람’입니다.
말의 속도, 눈빛, 목소리의 울림, 그리고 발표자가 심사위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순간.
이것들이 점수의 방향을 바꿉니다.


그날 실제로 1위 점수를 받은 팀은, AI 평가에서는 하위권이었습니다.

발표 내용은 평범했지만, 심사위원들의 표정이 달라졌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발표자가 자사의 상황을 담담하게, 그러나 절실하게 설명했을 때였습니다.
그 순간, ‘저 회사는 도와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방 안에 퍼졌죠.


결국 대면평가의 승부처는 기술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에 있습니다.
그리고 AI가 아직은 계산해내지 못하는 그 미묘한 감정의 파동이, 심사위원의 펜 끝을 움직입니다.


당신이라면, 어떤 발표에서 손이 먼저 움직일 것 같나요?

이전 08화실무 8.첨삭 피드백 분석:자주 지적된 문장 To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