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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그 너머 1]

- SNS와 글쓰기 사이에서 -

by 여철기 글쓰기

저는 페이스북을 가끔 일기처럼 썼습니다. 어쩌다 답답할 때 단상을 기록하고, 누군가에게 말하기 힘든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지인분께서 조용히 메시지를 보내오셨습니다. "페이스북은 일기장이 아닙니다. 그렇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올리는 건 좀…." 저는 그 말씀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편하다고 느꼈던 공간이 누군가에겐 불편함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저는 제 글이 사람들의 ‘좋아요’나 댓글을 받아야만 하는 상품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쓰레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짧은 생각들을 빠르게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반응을 얻는 플랫폼. 처음엔 흥미로웠지만, 시간이 지나니 온통 광고와 숏폼 콘텐츠로 가득 찬 거대한 광고판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들은 글을 읽는 대신 스크롤을 내리기에 바빴고, 저의 진심이 담긴 몇 줄의 문장은 금세 사라져 버렸습니다. 글이 공허해지는 느낌. 그 허무함에 저는 결국 그곳을 떠나왔습니다.


그러다 브런치를 만났습니다.

이곳은 조금 달랐습니다. 사람들은 긴 호흡의 글을 읽고, 깊은 공감을 표현했습니다. 마치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만의 조용한 모임 같았습니다. 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퇴고를 거듭하며 진심을 담는 작가들의 공간. 저는 그 모습에 매료되면서도, 동시에 낯선 부담감을 느꼈습니다. 왠지 모르게 완성되지 않은, 다듬어지지 않은 제 글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의 완벽한 문장들 앞에 초라해지는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계속 글을 쓰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오직 저 자신을 위해서 말입니다. 사라져가는 하루를 붙잡고,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며, 때로는 저를 다독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글쓰기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이 일기장이 아니라고 했고, 쓰레드는 광고판이 되었으며, 브런치는 작가들의 성지처럼 느껴졌지만, 저는 여전히 글을 쓰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다시 이곳에 앉았습니다. ‘내 이야기, 그 너머’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이곳은 저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때로는 일기장처럼, 때로는 깊은 고민의 흔적처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누군가의 평가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저 자신에게 집중하는 글을 써 내려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써 내려간 글들이 혹여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제, 저의 첫 문장을 여기에 남깁니다. 그리고 그 다음 이야기가 시작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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