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옥임 May 04. 2022

잡담의 힘

어른들의 말과 행동에서는 그 사람의 생각과 의식, 가치관 등을 엿볼 수 있고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서는 가정의 분위기나 부모님의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이처럼 가족과 가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의 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나 보이는 행동들이 습관화되면 어른이 되어서 그 사람의 가치관과 의식으로 형성이 된다니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어른이 되어서 고착화된 언행은 그 사람의 가치관과 의식에서 나오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좀처럼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똑같은 영화를 보고도 나오는 사람들의 반응이 서로 다른 것은 '단순히 생각이 달라서' 라면 얼마든지 수용 가능한 일이다. 당연히 가능한 일이니까...

"그 영화 정말 재미없네. 내내 잠만 잤잖아."

"나는 00장면에서 너무나 감동적이었어. 볼만 하던데.."


함께 같은 음식을 먹고도 서로 좋아하는 재료와 맛들이 다르기 때문에 반응이 다를 수 있다.

"야, 식감이 고소하고 맛있다."

"맛이 왜 이래? 밀가루가 너무 많이 들어갔잖아."


지인의 경험에 의하면 은행 입구에 환전을 한다는 안내만 붙어있지 정확히 어디에서 환전을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손님이 없는 창구의 남자 직원에게

"여기에서 환전이 가능한가요?"하고 묻자 답변이 가관이었단다. 

"그럼 어디에서 환전하나요?"하고 오히려 퉁명스럽게 되묻는 말을 듣는 순간 화가 나서

"당신, 여기에 앉아있는 이유가 뭐야? 어디에서 환전을 해야 할 지 몰라 고객이 어렵게 묻는 건데 정성을 다해 안내는 못할망정 네, 아니요로만 대답하면 간단할 것을 왜 쓸데없는 말로 고객의  맘을 상하게 하느냐."며 당장 민원을 넣고 싶은 을 꾹 참고 왔다고 한다.


생각할수록 화가 났던 이유는 남편의 모습과 똑같았기 때문이란다. 남편에게 몰라서 질문을 하면 남편의 성격상 자상하고 다정한 답변은 기대하지 않지만 그러나

"응, 아니야."라고 간단하게 답변해 주면 좋을 일을 꼭이 딴지 걸어서

"그것을 질문이라고 하는 거야?"라며 번번이 마음을 상하게 만든다니 듣는 우리들도 안타까웠다.


나는 '잡담의 힘'을 믿는다. 다시 말하면 잡담이 인간관계를 윤택하게 만들고 원만하게 한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요없는 말을 왜 하느냐며 평소에 말이 없던 사람이 어쩌다 상대방에게 관심을 나타내거나 애정을 표현할 때 서툴러서 문제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아무리 선한 뜻을 가지고 말하며 행동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기보다 자신의 생각대로만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에 오해받고 왜곡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복잡한 현실에서 다각적으로 판단하고 말해야 하며 지혜롭게 행동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일이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


가까운 주변만 해도 상상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을 인지해야 하는 이유가 시대가 달라지면서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고 고집할 게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과 다름을 수용하고 헤아려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언행의 습관을 지녔을 때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소중한 이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