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빛을 발하는 남천

정원 울타리용 식물

by 이옥임

외출하고 집에 들어올 때면 동네 주변에서 빨갛게 불태우는 남천 밭을 볼 수 있다. 특히 겨울에 유난히도 짙붉은 남천 밭을 볼 때마다 어렸을 적 우리 엄마가 털실로 줄줄이 짜주셨던 빨강, 노랑, 핑크색의 색동 스웨터가 생각난다. 그래서 남천에 더욱 애착이 가는 이유다.


엄동설한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남천의 빠알간 열매는 한겨울 홀로 빛을 발하는 고고한 겨울꽃이다. 열매 뿐 아니라 남천 자체가 한 겨울에 더욱 빛난다.


집을 짓고 내려와서 살던 초기 겨울에 외출하고 들어왔는데 잔디밭을 둘러싸고 있는 남천이 눈에 훅 들어왔다. 황량한 겨울에 우리집 정원을 훈훈하게 지켜주는 남천의 매력에 매료되어서 주변을 한창 서성였었다.


남천에 대해서 남편에게 묻자 일본에서 들어온 식물인데 우리나라에서 정원수로 많이 이용되고 있단다. 그래서 남편에게 풍성하게 맺는 남천의 열매들을 따서 우리밭 빙 둘러서 뿌리면 좋겠다고 하자 그러잖아도 우리집 정원을 맡아서 조성하셨던 뒷집 아저씨께서 남천의 씨를 받아 비닐하우스에서 키우고 계신단다. 남편도 모 대학의 정원수를 맡아서 관리하셨었다는 이 아저씨를 통해서 남천을 알게 되었다며......


아저씨의 아이디어로 잔디밭 아래 쌍둥이 연못을 만들어 주셨다는데 남편에게 왜 이 곳에 연못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었다. 그러자 남편에게 전해들은 아저씨께서 나를 보시더니


"아니, 예술가가 연못의 멋을 모르시네. 생각하고 일부러 만든 연못인데....."라며 웃으셨었다.


사실 나는 연못대신 잔디밭을 넓히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아저씨 덕분에 여름이면 풍성하게 피어나는 연꽃들과 겨울에는 남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아저씨께 감사드리고 있다.


남천의 특징이 봄부터 가을까지는 초록색이었다가 겨울이 되면 예쁜 단풍색으로 바뀌어서 휑한 겨울을 따뜻하게 해줄 뿐 아니라 주변을 아름답게 해준다는 검색의 내용이 내 생각과 같았다. 그리고 일본의 정원수로 시작되었다는 남편의 말도 나와 있었다.


그러고보니 언제부터인지 우리 동네의 논과 밭 서너 곳에 남천을 대량 심기 시작했었다. 수 년간 예쁘게 자란 뒤에는 업자들이 밭떼기로 매수해 간 듯 텅빈 밭으로 남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쉽기도 했었다. 무리를 지어서 피어있는 남천의 아름다움은 감동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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