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이저수지와 모악산
회원들과 골프 스크린 후 점심을 먹고 들어온 남편이
"오늘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운동을 못 나가겠는데...."하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잖아도 거실 통창을 통해서 가눌 수 없이 사방으로 흔들리는 나뭇가지들과 정신없이 흩날리는 어닝의 끝자락을 보면서 나도 오늘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밥 먹듯이 운동을 해야만 건강하게 살 수 있다던 남편이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금세 말을 바꾼다.
"바람만 심하게 불 뿐 날씨는 그닥 춥지 않으니 운동 가자!"
집 안에서 볼 때도 심상찮은 바람의 세기인데 밖에 나가면 게다가 저수지 둑을 통과할 때 온몸으로 맞게 될 바람을 생각해서 단단히 여미고 나갔다.
저수지 둑에 올라서니 여느 때와 달리 심하게 일렁이는 물결을 보면서 새삼 '깊은 물이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도타기를 즐기는 사람들처럼 수많은 오리들의 물결타기를 즐기는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가 따로 없다.
굳이 장거리의 여행이 아니더라도 집 가까운 곳에서 사철 변화의 멋진 자연 경관을 풍성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신덕 3거리에서 나와 남원군산간 도로로 올라서면 전주로 나가는 길목의 정면으로 보이는 모악산 정상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사계절 병풍이다.
고향으로 내려와서 전주로 나갈 때마다 정면으로 보이는 모악산의 경치를 보며 행복해했고 매번 감탄을 했었는데 구이저수지의 주변 경관도 그에 못지않은 장관이다.
운동 장소를 모악산으로 옮긴 뒤부터는 모악산의 매력에 풍덩 빠져 지내고 있다. 모악산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가 다 있음을 넘치는 인파에서도 실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