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

by 이옥임

'야, 이렇게 기특한 요물이 있을까?'


17L의 제습기 물통에 물이 신기할 정도로 금새 차오른다. 정남향에 다른 집보다 넓은 통창으로 많은 햇볕이 하루종일 들어오는데도 우기가 되면 곰팡이에서 자유롭지 못해 올에는 장마철이 되기 전에 제습기를 구입해야지 했었는데 어느새 5월 하순이 되어버렸다.


장마철도 아닌데 장대비가 쏟아지고 며칠 동안 비가 내리는 바람에 서둘러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가장 많이 선호한다는 모 브랜드의 제습기 3대를 구입해놓고 나니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올에는 이른 장마와 더위가 심상치 않다는데....


"한번씩 에어컨 틀어주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지인은 말했지만 산을 접하고 있다보니 습기가 장난이 아니다. 물론 작년 장마철에는 우리집 뿐만 아니라 다른 집들도 곰팡이가 난리였었다고 한다.


드라이를 시킨 겨울 옷들을 일주일동안 볕이 좋은 거실에 걸어두고 드레스룸과 장농 속에 나누어 넣어두었었다. 그런데 입으려고 꺼낸 옷들에게서 예제 심하게 핀 곰팡이 꽃들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모두 꺼내어 손질을 해야만 했었다.


그동안 장마철 대비로 물하마를 박스로 구입해서 장농을 비롯 신발장까지 한꺼번에 2~3개씩 넣어두고 사용했다가 작년 초에는 소형 제습기들을 여러 대 구입해서 드레스룸에 2개, 그리고 각 방에 1개씩, 공방에 3개를 두고 사용했었다. 보조로 사용하기 위해 봉지 제습용품도 구입해서 요소 요소에 두어 개씩 추가로 넣어두었지만 곰팡이를 막기에는 무리였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할 때는 후기 평을 보고 구입하는 편인데 평들이 좋아서 구입했던 소형 제습기들의 수명이 그렇게도 짧으리라곤 전혀 몰랐다. 얼마 가지 못해 작동이 멈춘 제습기 자리에 몇 개를 추가로 구입해서 사용했지만 물을 수시로 비워야 하는 불편함은 그만두고라도 곰팡이 꽃이 여전히 심각한 것을 보고 올에는 아예 큰 것으로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큰맘먹고 구입한 제습기를 드레스룸과 안방 겸용으로 1대를 비치하고 또 다른 1대는 작은 방 2개와 거실을 돌아가며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나중에 도착한 나머지 한대는 장마철이면 곰팡이의 온상인 공방에 두고나니 마냥 흡족하다.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지금 심정으로는 장마철이 두렵지 않다.


며칠 동안 장마비처럼 쏟아지던 우기에 틀어놓으니 그야말로 뽀송뽀송 기분이 다르다. 진작에 이렇게 제습기다운 제습기를 구입했으면 좋았을 것을 공연히 소형을 구입했다가 이중으로 소비한 셈이니 어쩌랴. 이미 지나간 일인 것을.....


에어컨이 있다고 해서 에어컨을 수시로 켜둘 수는 없는 일. 자동 제습으로 설정을 해놓고 나니 스스로 알아서 습도를 맞추어가며 작동하고 있다. 주부들이 가장 선호하는 습도가 50%라니 실내의 바람직한 습도 40%~60%의 정중앙이다. 습도가 너무 낮아도 건강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알아서 제습이 될 수 있도록 자동제습으로 설정해두니 편안하다.


며칠 사용해 본 결과 우리집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매우 요긴하고 중요한 제습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우리집의 소중한 가족이 되어 주어서 반갑고 고맙다. 앞으로 우리 함께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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