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단식 후 저단백, 자연식, 채식주의 식사를 하고 면역 시스템이 과잉 반응하는 식품들을 피한다면, 자기면역질환을 영원히 치료할 수 있다. 단식은 그 출발점이다. 건강에 도움이 되고, 새로운 식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몸으로 하여금 내부 청소를 깨끗이 하도록 하는 것이 단식의 역할이다.(p. 230) 조엘 펄먼, <내 몸 내가 고치는 식생활 혁명>
하루 동안 단식을 하고 있다. 물만 마시는 단식이다. 어제까지 이틀 동안 모노다이어트(생채소, 과일만 먹는 다이어트)를 했고 내친김에 단식을 하고 있다. 작년 여름에 심하게 올라온 아토피 때문에 체질식을 하면서 효과를 보았지만 내가 원하는 만큼 싹 낫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연식물식을 시작했고, 피부가 잘 치유되고 있을뿐더러 다른 건강상의 효과까지 생겼지만, 일주일 정도 피부에 신경을 못썼더니 다시 발진이 났다. 그래서 조금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게 되었고, 조엘 펄먼의 <내 몸 내가 고치는 식생활 혁명>을 읽으며 단식에 관심이 생겼다.
사실 아주 오래전에 건강과 관련 없는 이유로 금식을 이틀동안 한 적이 있었는데, 건강상 효과도 없이, 아무 상관없는 어금니의 크라운만 빠져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금식을 하더라도 전후의 섭식에 신경을 안 쓰니, 건강상 이득이 없었다. 그래서 단식은 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치부해 버렸다. 그러다가 조엘 펄먼의 책을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금식 전후로 식이요법을 잘한다면, 금식은 디톡스 하는데 매우 빠른 효과를 가져온다는 데에 동의하는 마음이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게다가 거의 일 년 동안 식이요법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미 (6개월은 지속했던) 체질식을 할 때부터 육류와 유제품을 먹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로 42일째가 되는 자연식물식을 하면서부터 생선과 달걀도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이틀 전부터 실행한 모노다이어트에서는 통곡물까지 제한하여, 생채소와 과일(생고구마 1개 포함)만 먹고 있으니 단식을 한다면 지금이 최상의 시기라는 판단이다. 내일도 모노다이어트를 할 계획이니 디톡스에 도움이 될 거다.
단식이 어떤 느낌인지 오늘 처음 알았다. 조엘 펄먼의 책에 나온 대로 공복감이나 허기진 느낌은 별로 없다. 다만, 단식에 적응이 되지 않아 그런지, 일상생활에 활기가 없다. 마치, 크게 열병이 났을 때처럼 몸이 매우 나른하다. 산후조리를 하면서 열이 심하게 올랐는데, 그때에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식욕은 전혀 없었고, 가만히 누워 있는데도, 몸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거라는 생각, 열을 통해 해소될 것이 해소되고 치유될 것이 치유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던 기억이다. 오늘도 나른한 느낌 때문에 활기차게 생활할 수 없었지만, 몸은 치유할 곳을 치유하느라 바쁜 하루였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져 본다.
기운이 별로 없어서 아이들 식사로 간단하게 돼지고기와 두부를 넣고 고추장찌개를 끓이려고 했는데, 다행히 작은 아이가 요리를 맡고 나서 주었다. 돼지고기 채소 볶음을 만들고 싶단다. 못 이기는 척, 옆에 서서 채소를 다듬고, 볶는 일을 거들었다. 지글지글 구워지는 소리에 냄새까지 얼마나 맛있게 나는지, 아들이 만든 돼지고기 볶음 때문이라도 다시 일반식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가 먹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먹고 싶어질까 봐 식사 시간에는 방으로 들어와 있었다. 붉게 올라왔던 발진은 이제 거의 다 사라졌다. 눈의 이물감도 전혀 없다. 몸무게는 어제에 비해서 다시 1킬로가 줄었다.
*표지 사진 : Unsplash의 charlesdeluv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