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무생채 만들기

by 소미소리

하루 종일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든 날이다. 가족들을 위한 반찬으로는 고기 튀김을 했다. 닭다리 순살과 돼지고기 앞다리가 있어서 한 입 크기로 자른 다음,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했다. 닭고기 밑간에는 카레가루를 추가했다. 튀김가루를 물에 풀어서 튀김옷을 만들고, 튀김옷에 고기를 풍덩 빠트린 다음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튀겼다. 포도씨유가 있어서 포도씨유가 충분히 달궈졌을 때, 닭고기부터 튀겼는데, 팬 가득 넣어도 뒤집개로 살살 떼어가며 튀기면 서로 달라붙지 않는다. 닭고기만 튀기면 양이 적을까 봐 돼지고기도 같은 방식으로 튀겼다. 제육볶음용으로 얇게 썰어진 고기라 하나씩 튀기지 않고, 기름팬에 크게 한 줌 넣고 뒤집개로 떼어 가면서 튀겼다. 소스는 아이들이 스리라차 소스에 마요네즈를 섞어서 만들었다. 가족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다가 나도 몇 점 집어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고기는 계속 피하다가 소량이나마 아주 오랜만에 맛있게 먹었다. 자연식물식을 기본으로 하되, 다른 음식들도 이제 조금씩 추가해 보고 있다.


며칠 전에 추가한 음식이었던 매운 김치는 내게 맞지 않았다. 마늘과 고춧가루를 듬뿍 넣었더니 맛과 때깔은 훌륭했지만 속에서 열이 나는 바람에 아주 혼났다. 그래서 무생채를 아주 순하게 만들어 보았다. 배추 겉절이를 하고 싶었는데, 배추는 구하지 못했다. 그나마 싱싱한 무를 채소가게에서 구했다. 무 한 개를 굵은 채칼에 채치고 굵은소금 한 큰 술을 넣어 절였다. 30분 정도 지났을 때, 멸치액젓 2, 고춧가루 1, 설탕 1, 매실청 1의 비율로 양념장을 만들어서 섞었다. 양파 반 개와 대파 한 뿌리도 같이 무쳤다. 맵지 않고 삼삼해서 내 입에는 딱 좋은데, 가족들은 입에 맞지 않은지 별로 먹지 않는다.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한 큰 술씩 추가하면 가족들이 잘 먹었을 텐데, 그러면 내가 먹을 수 없다. 다음에는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보아야겠다. 내가 못 먹어도 아쉽지만 가족들이 안 먹는 걸 보니 그것도 섭섭하다.


저녁은 김구이를 맛있게 먹었다. 깻잎 한 장에 돌김 한 장을 올리고, 현미밥을 조금 넣은 뒤에 돌나물샐러드와 무생채를 넣고 싸 먹으니 신선하고 개운하다. 디저트로 멜론과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이스크림도 집에서 먹기는 정말 오랜만이다. 많지 않은 양이지만 가족들이 먹을 때, 조금 맛보며 즐겼다. 자연식물식 30일까지는 멸치액젓과 멸치육수, (마스코바도) 설탕 그리고 백미 이외에는 자연식물식에서 제한하는 음식은 절대 먹지 않으려고 애썼었는데, 31일째부터는 때로 치팅데이도 갖고 자연식물식에서 벗어난 음식도 조금씩 먹고 있다. 주식은 백미에서 현미로 바꾸었고, 모노다이어트(생채소와 과일만 하루 이상 먹는 식이요법)와 단식도 추가했다. 30일간 철저한 자연식물식을 할 때에 자연식물식이 정말 편하고 좋으면서도, 더불어 먹는 재미가 빠지니 아쉬움 또한 공존했다. 자연식물식 31일부터 60일까지는 자연식물식을 조금 유연하게 유지하면서 나에게 맞는 식단을 가늠해 보고 있다.


자연식물식 47일째인 오늘은 전반적인 컨디션도 좋고 몸무게가 약간 늘었다. 몸무게는 단식 때 많이 빠졌으니 예상했었다. 불현듯 발뒤꿈치의 각질이 다 사라져서 부드러워진 사실을 깨달았다. 지난달 일본 여행에서 온천을 하고 각질이 사라졌다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거의 두 달이 되어가도록 발뒤꿈치가 부드럽고 발바닥의 혈색은 더 좋아졌다. 예상치 못했는데 머리숱도 풍성해지고 있다. 아토피 도진 부분이 완전히 깨끗해지지는 않았지만, 발진은 없다. 오늘도 몸의 치유력을 믿으며 자연식물식 위주의 식사를 즐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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