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 오이 무침과 돌나물 샐러드

by 소미소리

체질식을 몇 달 동안 하다가 자연식물식으로 바꾸었고, 제대로 자연식물식을 시작한 지 46일째 되는 날이다. 꽤 오랫동안 유지했던 체질식이 익숙했던지, 자연식물식을 하면서도 체질식에서 금하는 음식은 줄곧 피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제 오랜만에 체질식에서 금지한 음식(체질별로 금지하는 음식이 다르다)인 마늘과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속에서 열이 나서 혼났다. 피부의 상태는 장의 상태와 다르지 않다고 하는데, 소화기관에서 열이 나서 그런지 피부에도 자극이 되어서 아주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다시 자연식물식을 하면서도 체질식에서 금하는 음식은 피하고, 체질식에서 아주 이롭다는 음식 위주로 식탁을 차렸다.


아침은 피곤해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건너뛰었고, 점심에 양배추 오이 무침을 했다. 냉장고 속에 있던 오이 5개 중에서 가시오이 2개, 백오이 1개를 꺼내고 양배추도 반 통 꺼냈다. 양배추를 채 썰어 씻고, 소금 한 큰 술에 절였다. 오이도 썰자마자 양배추와 함께 절였다. 30분 이내로 절여서 숨이 죽은 양배추와 오이에 식초와 설탕도 한 큰 술 넣었다. 이게 양념의 끝이다. 다른 양념을 넣지 않고 순하게 무쳤다. 샐러드로도 먹고 김을 싸 먹어도 맛있다. 매운 김치가 부담될 때, 김치 대신 집어 먹어도 좋다. 돌나물은 씻어서 헹구자마자 간장, 매실청, 참기름을 한 작은 술씩 뿌렸다. 돌나물 샐러드는 돌김에 밥을 조금 넣고 싸 먹으면 조합이 아주 좋다. 돌김에 돌나물의 알싸한 향, 그리고 소스로 뿌린 간장과 기름이 잘 어우러진다. 두부도 굽지 않고 바로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식탁을 차렸다. 나에게는 딱 맞는 음식이다. 먹고 나니 속이 편안하다.



가족들 반찬으로는 수육을 했다. 돼지고기 한 근에 양배추 심지와 마늘 한 줌을 넣고 물에 삼았다. 한 시간 정도 삶으니 물이 다 졸아서 돼지고기가 눌기 일보직전이다. 한 김 식혀서 적당한 크기로 썰었다. 어제 만들어 둔, 마늘과 고춧가루가 잔뜩 들어간 배추 겉절이와 양파 겉절이를 곁들여 주니 가족들이 아주 좋아한다. 나는 매워서 혼났지만, 가족들이 이번 김치를 아주 맛있게 먹어서 벌써 동이 나려 한다. 다음 김치는 삼삼하게 담글 생각인데, 이미 매운맛을 본 가족들이 매운 김치가 없으면 섭섭해할 것 같다. ‘아, 김치도 따로 담가야 하나…’ 간식으로는 고구마를 댕강댕강 잘라서 에어프라이어 200도에 15분간 구웠다. 나는 그럭저럭 먹을만한데, 아이들 입맛에는 먹지 못할 맛인가 보다. 내입에도 이번 고구마가 좀 싱겁긴 하다. 그래서 구운 고구마는 바로 맛탕을 만들었다. 팬에 기름을 달구고 구운 고구마를 튀기듯이 구운 다음, 설탕과 조청 한 큰 술씩, 소금 약간 뿌려서 잘 섞으면 맛있는 맛탕 완성이다. 설탕과 조청을 동량으로 넣으면 식었을 때, 겉이 엿처럼 바삭거린다. 맛탕으로 변신한 고구마는 인기만점이었다. 분명히 일주일이 지나도 다 먹지 못하고 냉장고에서 굴러다닐 뻔한 고구마가 오늘 하루 만에 동이 났다. 첫째 아이가 단 음식을 너무 좋아해서 걱정인데 그나마 오늘은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공장음식 대신에 집에서 만든 간식을 먹어서 다행이다.


과식은 보통 소화기 계통의 폐색, 해로운 세균과 효모의 급증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설탕이나 사탕, 흰 밀가루 음식, 감자칩, 초콜릿, 커피, 차 그리고 청량음료와 같은 음식물에 대한 열망을 부추기는데, 이는 우리 몸이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다는 뜻이다.(p.436-437) 안드레아스 모리츠, <내 몸의 마지막 치유 전략, 암은 병이 아니다>


자연식물식 46일째인 오늘은 몸무게는 어제와 비슷, 다른 컨디션은 좋은 반면, 자연식물식을 시작한 계기가 되어 주었던 아토피가 좀 올라와서 속이 상했다. 어제 매운 음식을 먹는 바람에 피부에 자극이 왔다고는 하나, 나을만하면 또 자극이 올라오니 좌절감마저 들 뻔했지만, '이것도 나아가는 과정이려니, 몸이 그럴만하니 그러려니'하고 받아들인다. 계속 쭉 낫는다면 치유를 그만 둘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거다. 조금 불편하고 뒷걸음질 치는 것 같은 날에도 몸의 치유력을 믿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며 긍정적인 생활을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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