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끼의 비빔밥

by 소미소리

오늘은 하루 종일 외식을 했다. 식이요법을 철저하게 지킬 때에는 식사시간을 피해서 외출을 했고, 식사 시간을 피할 재간이 없을 때에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다. 유연한 자연식물식에서는 도시락까지 싸지 않아도 나가서 사먹을 음식이 있어서 편하다. 만만하게 먹을 수 있는 자연식물식 외식 메뉴는 비빔밥이다. 점심에는 참치 통조림이 들어간 비빔밥을 먹었다. 밖에서 먹는 고추장은 새콤달콤한 맛이 강하다. 여러 가지 채소에 나물을 올리고 (자연식물식을 하는 동안 먹지 않았던) 참치 통조림까지 들어간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저녁도 늦어져서 외식을 했는데, 또 비빔밥을 주문했다. 저녁에는 달걀프라이가 올라간 채소 비빔밥이다. 같은 비빔밥이지만 저녁에 주문한 비빔밥의 고추장은 매운맛이 강해서, 고추장을 덜어내고 비볐다. 달걀도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먹지 않았는데, 깜박하고 빼달라는 얘기를 못했다. 이왕지사 내 밥그릇에 올라온 달걀프라이는 감사한 마음으로 천천히 먹었다. 두 달만의 달걀이었다.


자연식물식 초기 30일은 최대한 자연식물식의 음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썼다. 채소, 과일, 통곡물로 대부분의 식탁을 차렸고, 가끔 멸치를 우려낸 육수나 김치에 들어간 멸치액젓 정도만 자연식물식에서 벗어난 음식을 먹었다. 31일 차부터는 유연한 자연식물식을 유지하고 있으니, 주식은 자연식물식이지만 상황에 따라서 다양한 음식을 조금씩 먹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점심 디저트로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도 먹었다. 치팅데이로 정한 날은 아니지만, 밖에서 오래 있다 보니, 자연식물식이 아닌 음식이 섞여 들어왔다. 먹을 때에는 욕심부리지 않고, 먹을 양을 미리 정해두고 맛보는 정도로만 먹었다. 아이들 반찬은 아침에 미리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두었다. 양파 한 개를 잘게 잘라서 기름에 볶다가 잘게 자른 감자 한 개를 섞어서 볶고, 물을 적당히 넣어서 익히다가 가지 한 개를 잘게 잘라 넣고 끓였다. 재료가 다 익을 즈음에 카레가루를 넣고 한소끔 더 끓였다. 다행히 아이들이 맛있게 먹었는지 비어 있는 냄비를 보니 마음이 즐겁다.


자연식물식 55일 차인 오늘은 온통 비빔밥이다. 예전이라면 일단 외식을 했다 하면, 가장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선택하고 디저트도 카페라테에 묵직한 치즈케이크였을 테지만, 오늘의 외식은 채소 반, 밥 반인 비빔밥을 두 끼 내내 선택했고, 디저트도 생수에 바나나, 그리고 초코 생크림 케이크를 조금 곁들였을 뿐이다. 그러고 보니 자연식물식 기간은 절제를 익히는 시간도 된다. 오늘의 컨디션은 전반적으로 좋고, 몸무게는 약간 감소했다. 피부는 빠른 속도로 치유되고 있다.


* 표지 사진 : UnsplashNikolay Sm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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