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물김치가 똑 떨어져서 아침에 물김치는 건너뛰고, 제법 큰 사이즈의 단감을 한 개 반이나 먹었다. 군고구마와 곁들이려다가 단감이 맛있어서 단감만 먹었다. 오후에 장을 보고 물김치를 새로 담갔다. 요즘에 나오는 양배추가 얼마나 큰지 반통 남짓 사용했을 뿐인데, 작은 양배추 두 통은 사용한 것 같다. 양배추를 한 통 다 사용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자르다 보니 한 통은 너무 많아서 반 통 남짓 자르고 말았다.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양배추에 굵은소금을 넉넉히 뿌려서 30분 이상 절였다. 중간중간 뒤집어가면서 골고루 절였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넣고 찹쌀가루 두 큰 술을 잘 풀어서 한소끔 끓였다. 한번 부르르 끓어오르면 바로 불을 끄고 식히면 찹쌀풀 완성이다. 찹쌀풀 없이도 물김치를 해봤고, 밥을 두 큰 술 정도 갈아서도 물김치를 해봤는데, 단연 찹쌀풀을 넣은 물김치가 익을수록 맛있어진다. 밥을 갈아 넣어도 무방하지만, 물김치 바닥에 밥알 갈린 게 남아서 끝물의 물김치가 걸걸하다. 찹쌀풀 만들기가 너무 쉬워서 한 번 만들고는, 물김치를 담글 때마다 빠지지 않고 쑤고있다. 양배추가 절여지는 동안 양파와 단감을 손질했다. 큰 사이즈 양파 세 개와 단감 다섯 개를 잘게 잘랐다. 사과를 넣어도 맛있고 단감을 넣어도 맛있는데, 냉장고에 단감이 쌓여 있으니, 오늘 물김치에는 단감을 사용했다. 재료를 잘게 자르고 나면 물김치는 다 만든 거나 다름없다. 절여진 양배추는 몇 번 헹구어서 통에 담고, 양파와 단감도 통에 넣는다. 식혀 둔 찹쌀풀도 통에 넣고 굵은소금, 설탕, 식초, 매실청을 1:3:3:3의 비율로 섞어서 넣은 다음, 통마다 가득하게 정수한 물을 부으면 물김치 완성이다.
양배추가 얼마나 큰지, 반 남짓 사용했을 뿐인데 물김치가 6리터 김치통 두 개에 가득 찼다. 많이 만들었으니 한참 먹을 수 있을 양이다. 두 통 중에 넓적한 통이 좀 작은 사이즈인데, 양념이 비슷하게 들어가다 보니, 작은 통의 물김치의 맛이 더 강하다. 이번 물김치는 양이 많으니 양념이 더 많이 들어간 물김치를 뒤에 먹으려고 냉장고 깊이 넣어뒀다. 저녁에 김치볶음밥을 하고 물김치를 곁들여 먹어보니, 간이 적당히 들어가서 맛이 좋다. 내일 아침에는 간이 골고루 배면서 더 맛있어질 거다.
신김치는 없고 지난 주말에 만들어 둔 겉절이가 있어서 겉절이로 김치볶음밥을 했다. 기름을 좀 두른 팬에 밥과 김치 국물, 그리고 송송 썬 김치를 넣고 볶다가, 간장, 설탕, 참기름으로 추가 간을 했다. 반숙 달걀프라이를 올리니 맛있는 한 끼 식사가 되었다. 점심에는 뜨끈한 샤부샤부가 함께 나오는 월남쌈 집에 갔다. 감기가 시도 때도 없이 계속 유행이다. 코로나 시기에는 애든 어른이든 감기에 걸리는 일이 없더니 지금은 가족 중에 절반이 감기에 걸려있다. 자꾸 감기에 걸리는 가족들을 보면, 다 같이 건강한 식생활인 자연식물식을 제대로 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