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사둔 떡볶이 떡과 여러 가지 채소가 냉장고에 있고, 가족들 점심을 만들어 두고 나가봐야 해서 아침부터 떡볶이를 볶았다. 채수를 내고 국물을 넉넉히 잡아서 국물 떡볶이를 해도 좋지만, 국물 없이 기름떡볶이를 하면 언제나 인기가 좋다. 며칠 동안 냉장실에 있던 떡은 한 번 헹구어서 뜨거운 물에 넣어 두면 말랑거려진다. 팬에 기름 약간, 다진 마늘, 집에 있는 채소 몇 가지를 볶는다. 오늘은 손질이 쉬운 새송이버섯을 이용했다. 버섯은 떡볶이 떡과 비슷한 모양으로 길게 잘라서 사용했고, 요즘에 대파가 흔하게 나오니 양파 대신 대파를 이용했다. 양파도 대부분의 볶음 요리에 잘 어울리지만 양파 대신 대파를 넣으면 맛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뜨거운 물에 담가서 말랑거리는 떡까지 넣고 볶았다. 양념은 간장, 고춧가루, 고추장, 설탕을 동량으로 이용했다. 떡볶이가 팬에 너무 눌어붙으면 물을 조금 넣고 볶다가 마지막에 기름과 올리고당을 추가로 넣고 한번 더 볶으면 완성이다. 오늘은 추가로 넣은 물의 양이 많았는지, 새송이버섯에서 물이 많이 나왔는지 물기가 전혀 없는 기름떡볶이는 아니고 촉촉한 떡볶이가 되었다.
며칠 전에 만들어 둔 파김치를 넣은 부침개 반죽도 있어서 약불에서 오랫동안 노릇하고 바삭하게 부쳤다. 소고기미역국까지 데워두고 집을 나서니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 아침 자연식물식은 사과와 단감을 준비했다. 사과와 단감은 냉장고에 공간이 있으면 넉넉히 사다가 넣어 두어도 보관성이 좋아서 괜찮다. 벌써 몇 주 전에 사두었는데, 맛이 변하지 않고 단감은 오히려 점점 달콤해지고 있다. 아침에 과일을 손질해서 통에 담아 두면, 가족들이 오가면서 집어먹기 좋은 아침 겸 간식이 된다. 과일에 삼삼한 물김치 한 대접이면 훌륭한 자연식물식 아침이다.
간식으로 빵을 너무 먹었는지 속이 좀 부대끼는 느낌이다. 식빵 한 장 정도의 양에 약간의 치즈와 잼을 곁들이는 정도는 편안한데, 빵을 서너 조각 이상 먹으니 양이 좀 많다. 자연식물식 138일째다. 기분 좋고 편안하고 건강하게 자연식물식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음식을 전혀 먹지 않지는 않고, 구미에 맞게 조금씩 먹더라도 주식을 자연식물식으로 하니 건강한 식단의 유지가 오히려 아주 쉽다.
* 표지 사진 : Unsplash의 Sanju Pandi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