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감기기운인지 몸이 찌뿌둥하고 두통에 안구통까지 있어서 어제는 고생을 좀 했다. 감기기운에 에너지가 없어도 건강한 자연식물식을 잘하고, 밤에 잘 자고 일어났더니 한결 낫다. 감기 기운이 언제 있었나 싶게 컨디션이 좋고 목에만 살짝 컬컬한 느낌이 있다. 특별한 약 없이, 건강한 식단을 이어가니 감기가 오려다가 도망가고 만다. 자연식물식 145일째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감기기운이 몇 번 오갔지만, 심한 감기에 걸린 적 없이 슬쩍 몸이 피곤하고 마는 정도이니 자연식물식에게 감사한 일이다.
점심을 밖에서 먹을 일이 있어서 가족들 반찬을 만들어 뒀다. 맛있는 냄새가 나고 먹음직스러운 반찬을 해 두어야 가족들이 챙겨 먹으니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를 섞어서 고추기름을 내고 몽글이 순두부찌개를 만들었다. 고추기름에 물을 붓고, 새송이버섯을 넣고 끓이다가, 몽글이 순두부 2 봉지와, 대파 2 뿌리를 넣고 한소끔 더 끓였다. 멸치액젓, 간장, 소금으로 간을 하고, 달걀 4개를 풀어서 찌개 위에 둘러가며 살살 부었다. 섞지 않고 그대로 두면 달걀이 익는다. 30초 정도 달걀을 익히고 불을 끄면 완성이다. 밖에서 점심을 먹고 들어오니 가족들이 순두부찌개를 거의 먹지 않았다. 컨디션이 좋아져서 간을 제대로 볼 수 있으니, 평소처럼 삼삼한 찌개를 끓였는데, 가족들 입맛에는 싱겁기만 했나 보다. 오히려 어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짜고 매운 김치를 듬뿍 넣고 끓인 돼지고기두루치기는 가족들 입맛에 잘 맞았는지, 인기가 좋았다. 오늘의 몽글이순두부찌개는 내 입맛에 딱 맞다. 부드럽고 순한 맛이 일품이다. 며칠 동안 내내 혼자서 다 먹을 분위기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싶을 때는 오히려 소식을 한다. 게다가 운동량이 줄어들면서 식욕도 줄어들었으니, 아침은 배추물김치 한 대접과 과일 몇 가지(단감과 사과)로 차렸다. 점심은 교회에서 백반 한 상을 먹고, 저녁에는 마트에서 사 온 방어회와 양장피로 저녁을 차렸다. 방어회가 제철이라 식감이 아주 좋다. 양장피가 좀 자극적이긴 했지만, 채소가 많아서 먹기 좋았다. 디저트로 베이글에 크림치즈까지 곁들여서 맛있게 먹었다. (방어회와 양장피 재료 중 일부, 베이글은 자연식물식 음식은 아니지만, 유연한 자연식물식을 하고 있으니 과하지 않은 양을 맛있게 먹었다.) 요즘에는 날도 춥고, 길이 미끄럽다는 생각에 등산할 생각도 못하고 있다. 대신 유튜브로 요가 영상을 따라 하니 스트레칭도 되고 깊은 복식호흡이 되어서 꽤 만족스럽다. 오늘은 이리저리 걷다 보니 만보가 넘었는데, 작정하고 산책한 느낌과는 다르지만, 그나마 걸어서 몸과 마음이 가볍다.
* 표지 사진 : Unsplash의 Christine Sirac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