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한 반찬으로 닭백숙을 했다. 친정어머니가 드실 것까지 영계 세 마리를 삶았다. 닭을 초벌로 삶은 다음 깨끗이 씻고, 새로 물을 받아서 본격적으로 닭을 익혔다. 한 시간 이상 끓이면 닭은 충분히 익는다. 도라지청 한 봉지를 넣어서 잡내를 잡고, 굵은소금 한 작은 술로 간을 맞췄다. 양배추 심지가 냉동실에 있으면 채수가 나오도록 넣어도 좋은데, 오늘은 따로 양배추 심지는 넣지 못했다. 사실 자연식물식을 하면 고기가 별로 당기지도 아쉽지도 않고, 먹어도 별로 맛이 없으니, 고기반찬은 맛도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간을 보지 않고 가늠으로 끓였는데, 다행히 가족들이 맛있게 먹으니 만족스럽다. 백숙에는 찹쌀밥이 어울린다. 그래서 찹쌀에 가는소금 몇 꼬집 넣어서 찰밥을 했다. 찰밥은 일반 백미보다 물을 훨씬 적게 잡아야 농도가 맞다. 6인분의 찰밥을 하면서 물을 5인분으로 잡으니 딱 맞았다. 찰밥에는 구운 김과 기름간장만 있으면 한 그릇 뚝딱이다. 우동간장에 생들기름을 넣어서 기름간장을 만들어 찰밥을 맛있게 먹었다. 백숙은 당기지 않아서 조금도 먹지 않았다.
간식으로 고구마를 구웠다. 에어프라이어에 가득히 씻은 고구마를 넣고 200도에 40분을 구우니 고구마가 말랑말랑 잘 익었다. 간식으로 귤과 대봉감을 먹고 우유 대신 오트(귀리)를 넣은 카페라테를 마셨다. 자연식물식을 엄격하게 할 때에는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고, 어쩌다 마시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카페에 가게 되면 종종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오트로 변경이 가능할 때에는 오트로 마시는데, 오트를 넣은 카페라테의 맛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본래부터 좋아하던 밀가루 간식은 얼마 전부터 루틴하게 매일 조금씩 먹고 있다. 식빵 한 두 정도의 양은 편안하게 먹는다. 전반적인 컨디션은 아주 좋은데, 엄지발톱 주변의 통증이 여전하다. 지난번에 발톱을 깊게 자른 게 원인인 듯싶다. 발톱은 깊게 자르지 않는 편이 좋은데, 자칫 깊이 자른 자리에 통증이 생기고 말았다. 아직 지켜보고 있다.
* 사진 출처 : Unsplash의 Cyprien Delapo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