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간식으로 마늘빵을 했다. 냉동실이나 냉장실에 남아도는 식빵이나 모닝빵이 있을 때 만들기 좋은 간식이다. 냉동실에 몇 주 동안 묵어 있던 식빵을 꺼내어 해동을 했다(해동 과정 없이 만들어도 괜찮다). 프라이팬에 냉동마늘 두 조각(두 작은 술 정도), 버터, 물 두 큰 술을 넣고 마늘과 버터를 녹인다. 물은 마늘과 버터가 녹는 사이 다 증발한다(물을 넣지 않으면 마늘빵이 쉽게 탄다). 녹은 마늘과 버터에 설탕 한 큰 술을 넣고 섞는다. 여기에 식빵을 넣고 앞뒤로 살살 뒤집어 가며 구우면 프라이팬 마늘빵 완성이다. 식빵을 넣은 뒤에는(물이 다 증발한 상태이므로), 불조절을 계속 해주어야 한다. 불조절하기가 귀찮으면 약불에 천천히 굽는다. 앞뒤가 노릇노릇해지면서 온 집안에 달콤한 버터향과 마늘향이 진동을 한다.
마늘빵은 미국에서 지낼 때부터 종종 만들던 간식이다. 빌트인으로 성능 좋은 오븐이 있어서 베이킹을 자주 했었다. 시판 식빵에 마늘버터를 발라서 오븐 팬에 착착 배열해서 한 판 가득씩 굽곤 했었다. 버터를 상온에 두어서 녹이고, 부드러워진 버터에 다진 마늘과 설탕을 섞어서 식빵 한 면에 곱게 바르고 구웠었다. 물론 그렇게 마늘빵을 구우면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한 번에 많이 구우니 한참씩 두고 먹을 수 있다. 그러다가 너무 쉽게 만들 수 있는 프라이팬 마늘빵을 해 본 이래로 마늘빵은 이 방법 정착이다. 프라이팬에 마늘빵을 구울 수 있다니… 처음 만든 날은 스스로도 놀랄 지경이었다. 해동 과정이고 뭐고 필요 없이 10분이면 따뜻한 마늘빵이 완성된다. 게다가 맛이 아주 훌륭하다. 오븐에 구운 마늘빵과 달리 촉촉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식으면 수분이 날아가면서 좀 딱딱해지기는 하나, 보통은 바로 먹을 양만 조금씩 만들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의 마늘빵을 먹을 수 있다.
자연식물식 177일째다. 마늘빵의 냄새는 좋지만 이미 과식을 한 바람에 마늘빵은 먹지 않았다. 간을 보지 않아도 마늘빵 맛이 어떨지는 충분히 가늠이 된다. 프라이팬에 한 팬만 구우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이미 완판이다. 작은 아이가 먹을 마늘빵도 새로 한 판 구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