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 송송 썰어 넣은, 무수분 콩나물 무침

오랜만에 무수분 콩나물무침을 했다. 오늘이 정월대보름이니 오곡밥에 나물반찬이 적당한 날이다. 다양한 나물을 무치지는 않고 쉽게 만들 수 있는 무수분 콩나물무침을 만들었다. 마침 냉장고에 콩나물 한 봉지가 있어서 물에 몇 번 헹구고 오목한 팬에 넣었다. 물은 넣지 않고 콩나물만 프라이팬에 넣으면 된다. 뚜껑을 덮고 중간불에 5분 정도 두면 콩나물이 잘 익는다. 콩나물이 익는 사이에 파 한 뿌리를 다듬었다. 파의 가운데를 길게 가르고 송송 자르면 파가 적당한 크기로 얇게 흐트러진다. 파를 다듬는 사이에 5분이 지나서 콩나물 아래가 노릇하게 눌어붙었다. 콩나물이 수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까맣게 타지는 않았다. 불을 끄고 가는소금 반 작은 술, 들기름 두 큰 술, 파를 넣고 잘 섞으면 완성이다. 따로 손대고 무칠 필요 없이, 팬 째로 나물주걱으로 잘 섞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접시에 담고 깨를 넉넉히 뿌렸다. 파를 넣지 않고 다진 마늘이나 후추, 고춧가루 등으로 향을 내도 되는데, 파를 넣었을 때의 특유의 맛이 좋다.

아이들 저녁은 김치볶음밥을 했다. 김장김치가 벌써 신김치가 되었는데, 신김치가 넉넉히 있으니 김치볶음밥을 자주 만들고 있다. 밥과 잘게 자른 김치를 볶다가 버터 한 큰 술을 넣고 부족한 간은 설탕과 간장으로 하면 좋다. 김치를 많이 넣은 데다가 간장으로 추가 간을 했더니 짜게 되었다. 김치를 넉넉히 넣을 때에는 간장은 넣지 않아도 된다. 며칠간 여행을 하느라 바깥 음식을 먹었더니 음식 하는 것에도 감을 잃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여러 음식을 만드는 게 부담스럽고 쉽고 간단한 음식만 먹을 만큼씩 하고 있다. 어제 만들어 둔 카레가 아직 남아 있어서 한 끼는 카레에 달걀프라이로 편안하게 해결했다. 아침은 다시 자연식물식으로 돌아왔다. 사과 한 개에 어제 쪄 둔 고구마를 곁들이니 훌륭한 자연식물식이 되었다. 점심과 저녁도 나물과 김치로 자연식물식에 가까운 식사를 했지만, 시판 카레가루와 달걀, 간식으로 먹은 식빵과 초콜릿은 자연식물식 음식이 아니다. 자연식물식 기간이 길어지면서 대체로 편안하게 식이요법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