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2019. 11. 4.
나는 내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자
엄마 이름, 하나로도 충분할, 그런 엄마가 되자
그 어린 입에서 나오던 '하.늘.나.라' 라는 단어를 나는 잊지 말자
너무 슬퍼하지도 말고
너무 안타까워 하지도 말고
나는. 그저 기억하자
그 어린 입에서 나오던 '하.늘.나.라'라는 단어를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수많은 세월동안 가슴에 품고 살아갈 그 단어를.
내 아이들의 가슴에 어쩌면 영원히 남을 그 단어를.
하. 늘. 나. 라
초저녁, 아직은 하얗고 푸르스름한 하늘에 떠있던 반달을 보며,
이제 갓 5살난 내 아이가 갑자기 내 뱉던 말.
하. 늘. 나. 라
또박또박 한 글자씩 내 뱉던 말.
반달이 떴다면서 나를 부르던 아이가
갑자기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만들던 4글자.
그리고는 .
아빠는 하늘나라에 있다던 그 말.
나는 그 말을 잊지를 말자.
벌써부터 혹여나 . 아빠가 그리울 때면
혹시나 내 아이가. 몇 번이고 엄마 몰래
올려다봤을지도 모를, 그 하늘 .
그리고 그 곳에 있다는, 정처 없는 하늘나라.
엄마가 가장 미안한 것은
엄마는
아빠가 하늘나라에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아직도 알지 못해서
내가 어찌한다고 한들,
내 아이들이 겪어나갈,
아빠가 하늘에 있는 아픔이 무엇인지,
아직 결코 알지 못해서,
그래서 그게 가장 미안해 . 늘.
엄마가,
내 아들 내 딸이 겪어야 할 아픔을 온전히 다 알지 못해서
그게 너무 미안해.
이 글을 썼던 날이 기억이 난다.
애기들이랑 주말에 광주에서 근처에 놀이터에 놀러갔다.
큰 공원에 있는 놀이터였는데
내가 공원에 그늘막텐트 치고 누워있는 것을 좋아해서, 그날도 우리는 텐트를 치고.
치킨 배달시켜 먹고 그랬었다.
그리고 그날 그렇게 놀고 있다가
애기가 갑자기 하늘을 보다가 저런 말을 한거다.
저기 달이 떴다고.
그리고 저기에 아빠가 있다고 .
한번도 본적도 없는 아빠를 그렇게 찾는 애기들을 보며
또 갑자기 마음이 미어졌던 날.
나는 돌아와서 저 글을 썼다.
엄마가 하늘나라가 어떤지 알면 좋을 텐데.
그럼 우리 애기들에게 엄마가 더 잘 해줄 수 있을텐데.
미안하다고.
아마 이건 영원히 그러겠지.
(어떻게 아픔과 고통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잇겠니. 엄마가 모르는 건 아마 영원히 모를거 같아.
큰 아픔을 가슴에 품고 자라는 만큼 , 어쩌면 더 크게 클것이라고 믿어)
사랑해
아래 영상은 처음으로 제 유튜브에 아들이 출연한 영상이에요. (매번 나오고 싶다고 했는데, 이제서야 인사를 ㅋ)
하늘나라를 말하던 아들이 이렇게나 많이 컸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