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 면접에서는 이게 제일 중요하죠
공기업 대기업의 인턴 신입사원, 경력사원 면접시 면접관으로 참여하면 각 기관마다 면접관이 어떤 항목을 중점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지를 알려준다.
"우리 회사에서는 ~~ 이런 인재를 원합니다.
이런 점에 유의해서 지원자들을 평가해 주세요."
하고 알려주는 것이다. 면접 전 어떤 면에 유의해서 면접을 진행해야 하고, 어떤 면을 평가해야 하는지 교육도 하고, 해당 내용을 정리해서 참조하라고 나눠준다. 면접관은 해당 지시사항에 맞추어 지원자들에게 해당 항목을 평가할 수 있는 질문을 하고, 그 질문에 대한 지원자의 답변을 평가하여 점수를 매긴다. 면접이라는 게 누군가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일이라 지원자들을 각 항목별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는 것이 상당한 무게를 지니는 일이고, 자연히 신중하게 된다.
기관별로 평가 항목은 다소 다르지만, 또 대동소이하기도 하다. 많은 지원자들은 기업의 인재상에 맞추어 면접을 준비하고, 스터디를 하는등 만반의 준비를 다하지만, 여러 기업에 면접관으로 참여하며 면접을 진행하게 되면 아이러니하게도 좋은 인재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어느 회사나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것을 또 실감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기업의 인재상에 대한 준비를 하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기업이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를 미리 알고 가는 것은 예의 이기도 하고, 면접에 합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남녀관계를 생각해보면 쉽게 답이 나온다. 사실, 인기있는 남자, 인기있는 여자라는 게 어디서든 존재하는 만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성의 모습이란 어쩌면 어느 정도는 다 비슷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또 소개팅에서 누가 나에 대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에 대하서 자세히 알고 나온다면 (그런 인기 요인에 상관없이) 그 사람한테 훨씬 끌리는 것은 당연지사 아닐까?)
성실함. 책임감. 의사소통능력, 기관에 대한 이해. 직무 능력
이외 별도의 항목이 추가되거나 하기도 하지만 보통 이 5개 정도에서 평가가 이루어진다. 지원서에 작성하게 하는 질문도 마찬가지이고, 면접에서 지원자에게 물어보는 질문에도
"자, 이 질문은 성실함을 평가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자, 이제 직무 능력을 평가하겠습니다"
라고 하면서 진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는 관련된 몇 가지의 질문을 하고, 지원자의 답변에서 지원자가 성실한지, 책임감이 있는지, 의사소통능력이 있고 협업능력이 있어서 조직에서 일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우리 회사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지, 직무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한다.
지원자의 답변을 통해 각 면접관들은 이 지원자가 항목별로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췄는지를 평가한다. 이때 지원자의 역량 수준을 산정하는 역량 레벨도 구체적인 척도가 있어서 이 기준에 따라 지원자가 어느 정도 성실함을 갖추고, 어느 정도 직무능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면 편리하다.
역량별 평가 척도는 5가지로 통상 나누어 볼 수 있다. 2024년 1월에 출간된 <몸값상승시크릿>에서도 면접관들이 실제 면접에서 활용하는 역량레벨 5단계에 대해서 간단하게 언급했는데,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역량 레벨 5단계>
Level 1 해당 분야의 기본 용어 및 지식을 이해하고 있다.
Level 2 최신 트렌드 및 지식을 업무에 다양하게 적용한다
Level 3 기존 지식, 기술을 접목/응용한다. 새로운 방식, 산출물을 만들어 낸다
Level 4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고 타인의 지식 및 기술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
Level 5 해당 분야 지식 및 기술 관련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조직 내ㆍ외부로 확산시킨다
#채용전문면접관 1급 자격 자료
통상 신입사원이라면 Level 2~3, 관리자급의 경력이라면 level 3-4까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를 기대한다. Level 5에 해당하는 인재는 사실 거의 찾기 어렵기는 한데, level 5 에 해당하는 인재는 ‘조직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재’로 정말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기를 힘쓰고 이를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아, 이 사람을 채용하면 우리 회사가 정말 발전적으로 변화할 수 있겠구나.” 하는 정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 출처: 몸값상승시크릿 p.110, 김경옥 저 (2024. 01. 15, 더 로드) -
위에서 얘기한 내용이 인턴, 신입사원, 경력사원에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일반적인 평가의 내용이라면 경력직 채용 면접에서 특별히 더 추가적으로 확인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는 실무자들은 이런 것들을 생각할 것이다.
"경력직은 이 사람을 채용해서 바로 업무에 투입해야 하니까. 우리가 이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업무를 해봤는지, 해봤다면 얼마나 잘 했는지, 이게 가장 중요하죠."
"경력직에서는 뭐니뭐니 해도 퇴사 사유를 꼭 확인해야 해요.
이직이 잦은 경우는 아무래도 이유 상관없이 뽑지 않게 되더라고요.
우리 회사에서도 얼마 근무하지 않고 나가게 되면 낭패이니까요"
"퇴사 사유가 얼마나 합리적인지를 보죠."
이전 직장을 퇴사하지 않았다면 우리 회사에 "경력직"으로 지원할 수 조차 없으련만, 경력직을 채용하려는 회사들은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이전 회사를 왜 퇴사했는지를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게 된다.
사실, 그렇게나 맘에 드는 회사였다면 지금 이렇게 이직을 하겠다고 경력직 채용면접 자리에 있지도 않으련만, 매번 경력직 채용 면접에서 맞닥뜨리는 이직사유, 퇴사 사유 질문에는 이전 회사의 일들을 최대한 아름답게 포장해야 한다. 면접에서 이전 회사 흉을 보거나 하는 지원자를 좋아하고 뽑을 회사는 없으니까 말이다.
이처럼 경력직 채용 면접에서 해당 경험이 있는지, 퇴사 사유가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절차이다. 관련된 질문들을 하나하나 해가면서, 이 사람을 우리 회사에 채용하면 어떤 모습이 될지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우리 회사 다른 팀원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인지, 성격이 모나지 않은지도 판단해 볼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중요하지만,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력직 채용 면접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정말 이걸 확인하지 않으면 포지션에 따라 크게는 회사가 흔들릴 수도 있고, 큰 비용을 들여서 회복해야 할 수도 있으니 무조건 경력직 면접에서는 이걸 가장 중요하게 두고 이걸 확인하는 것을 그 면접의 목적 중 하나라고 여겨야 한다.
경력직이라면 해당 경력의 진위, 허위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신뢰 사회이고, 믿지 못하면 그 어떤 일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신뢰하는 것은 그 신뢰의 전제가 되는 것들이 확실했을때 그때 비로소 신뢰하는 것이다. 함부로 믿었다가는 큰 코 다치는 일들이 실제로 많다.
(이건 진짜. 헤드헌터로 고객사 미팅을 가면 가끔, 이전에 채용 진행시 어려웠던 점들을 이야기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듣고 있으면 정말 가관인 경우들이 많다. 정말 경력의 진위여부, 허위여부를 확인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실제로 조그만 구멍가게도 아니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연혁이 있는 기업에서도 경력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허위이력 기재된 내용을 진실로 믿고 채용해서 낭패를 보는 일들이 다수 생긴다.
너무 급한 포지션이라 서둘러 채용했는데, 뽑아 놓고 보니 관련된 업무를 해보지 않은 것.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지 싶겠지만 생긴다. 실제로.
증빙서류? 물론 받는다. 4대보험 증명서로 재직기간과 재직기업도 확인한다. 그리고 원천징수증명서를 통해 후보자가 주장하는 연봉을 확인한다. 연봉 확인하다 보면 현금으로 받아서 내역에 없는 등 주장하는 연봉액과 실제 받은 연봉액의 차이가 어마어마 하는 등 이것도 재밌는 일 많다.
(물론 이런 최소한의 이력 검증, 연봉 검증도 안하는 헤드헌터 펌도 많다고 들었지만, 나는 대형 서치펌의 헤드헌터로 무조건 증빙서류를 검증한다. 다만, 이건 최소한의 검증일 뿐이다. 실제 검증은 면접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실제 면접에서 제대로 검증하지 않으면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뽑아 놓고 보니 관련 업무를 해보지 않은 경우가 생기게 된다. 국민연금가입증명서나 재직증명서, 경력증명서 등에는 재직 기간, 재직 회사, 재직부서 등의 정보밖에 기재되지 않기 때문에, 지원자가 실제로 어떤 업무를 어떻게 했었는지는 면접에서 검증해야 하고, 이게 바로 경력직 면접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력서에 기재된 경력 사항들이 어느 정도 진짜인지, 정말 본인이 다 한 것이 맞는지, 했다면 결과가 어땠는지, 그 때 어려운 일은 어떤 게 있었는지, 그 일은 왜 생겼는지,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때 팀원들은 어떤 일을 했는지, 당시에 상관은 누구였고, 어떤 멘트를 했는지 등등.
어떤 상황에 대하여 꼬리 질문을 통해 해당 상황을 그리듯이 상세하게 질문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질문이어야 제대로된 답을 얻을 수 있다. 바로 이렇기 때문에 면접관의 역량이 중요한 것이다.
올드보이에서 유지태도 최민식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았나,
"봐. 질문이 잘못됐잖아. 왜 가뒀는지가 아니라,
왜 풀어줬는지를 물어봐야지."
라고 말이다.
질문이 잘못되면 정답이 안나오는 거다. 그러면 평가를 할 수가 없고, 제대로된 인재를 뽑을 수가 없게 된다.
간혹 이런 면접이 있다.
"~~ 해 봤어요?"
"~~~ 이건 어떻게 생각해요? "
"~~ 이건 할 수 있겠어요?"
"~~ 도 해 봤어요?"
"00에 대해서 말해보세요"
이건 경력직 면접이 아니라, 신입사원 면접이라고 해도, 그 지원자가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중요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버릴 수 있다.
평가를 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이 나오지 않은 채 면접 시간이 지나면 황당하다. 아, 어쩌지. 누구를 뽑지?
이때는 그냥 관상 좋은 놈이 이기게 된다.
그렇게 뽑아서 우연히도 그 지원자의 이력에 허위가 없고, 다행히 인성도 좋고, 일도 잘하는 인재라면 다행이지만,
그렇게 뽑아서 우연히도 그 지원자의 이력에 허위가 있고, 인성도 별로고, 일도 제대로 안하는 인재라면 큰일이다.
그리고 그 한번의 큰일은 조직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
개인도, 조직도 큰 실수 한번으로 그렇게 훅 가는게 한 순간일 수 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흥하는 것도 사람 탓이고, 망하는 것도 사람 탓이니 말이다.
그리고 실수는 사실, 우연히 생기는 게 아니다.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예상하는 위험에 대비하는 훈련을 계속하는 사람은 실수를 하지 않거나, 굉장히 적게 한다. 그래서 진짜 고수는 역전 드라마가 없는 거다. 극적인 상황 자체를 만들지를 않으니까.
p.s
아, 근데. 내 인생은 왜 이렇게 드라마 같을까?
난 고수가 되려면 아직 멀어서 그런거겠지 하고 생각한다.
더 훈련을 쌓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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