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좋은 생각

나답게 살아도 괜찮다는 증거

by 도르가

엄마라는 이름


부모가 아니어도, 부모 같은 사람이 있다. 내게는 엄마 같은 작은엄마가 있다. 가족관계상으로는

작은아버지의 아내이지만, 내 삶에서 그 이름은 오래전부터 다른 의미였다. 어릴 적부터 나는 유난히

작은엄마와 가까웠고, 자주 찾아가고 자주 통화했다.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그 연결이 이어지고 있다.

작은 엄마가 처음 우리 집에 왔던 날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하다. 스물여덟 살, 밝고 예뻤던 얼굴은 시간이 흘러도 바래지지 않았다. 지금은 칠십이 된 작은엄마를 떠올릴 때도, 내 마음속의 작은 엄마는 여전히 그때의 얼굴로 남아 있다. 작은엄마 역시 삶을 성실히 가꾸며 운동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작은엄마는 내게 더 깊은 의미가 되었다. 부모님의 이야기를 함께 기억하는 사람,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사람. 엄마를 잃은 자리에 조용히 엄마의 마음을 대신해 준 사람이었다.

부모님은 떠났어도, 부모의 자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혈연이 아니어도, 삶의 가장 연약한 순간에 곁을

지켜주고 내어주는 사람이 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강해지는 일이 아니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나의 약함을 스스로 인정하며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도 알아가는 것이다. 곁을 내어주는 사람은

누가 있을까.


서로의 편이 되어 준 시간


오늘 아침, 작은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난주에 두 시간 넘게 통화를 했었다. 돌아가신 엄마 이야기

아빠이야기, 살아가면서 느껴지는 외로움과 허전함 같은 이야기, 건강이야기를 했다. 특별한 해답은 없었지만 작은엄마와의 통화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오늘 작은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윤주랑 통화하고 나서, 한동안 가라앉아 있던 마음에 활력이 생겼어, 작은 엄마 지금 그림 그리러 가면서 니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어.' 그 말이 오래 내 마음에 남았다. 나는 늘 작은엄마에게 위로를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날은 내가 작은엄마의 위로가 되었다는 것에 마음이 기뻤다. 작은 엄마는 '나도 이제 내 편이 생긴 것 같아'라는 말은 왠지 모를 든든함이었다. 나도 늘 작은 엄마가 내 편이라고 생각했었다. 나의 사소한 이야기부터 부모를 돌보며 보낸 시간들, 엄마의 투병과 아버지와 함께 한 긴 시간들, 그 과정을 모두 아는 우리 작은엄마는 늘 내 편이었다. 곁에 나의 가족이 함께 있어준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작은 엄마는 칠십 살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엄청 동안이시다. 늘 단발머리를 고수하셨다. 누가 봐도 60대 초반 나의 언니 같은 얼굴로 항상 이쁜 삶을 살고 있다. 부모가 아니어도, 부모를 대신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의 삶은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더 힘이 난다. 부모는 떠났어도, 부모의 마음을 대신 품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나의 삶에 늘 힘이 된다. 다음 달 작은엄마를 만나러 가기로 했다. 그때는 가서 와락 안아드려야겠다. 나답게 사는 것은 항상 오늘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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