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도 경험도 저장
살아오면서 겪었던 수많은 일들은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내 안에 저장이 된다. 저장은 곧 데이터이다.
우리의 이야기는 기쁜 순간만이 아니라 고통, 실패, 좌절,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주저앉아 있던 시간까지도
모두 포함해서 모두 내 몸에 쌓인다. 우리는 흔히 잘해낸 기억만 의미 있다고 여기지만, 사실 인생의
대부분은 내가 버티고 버틴 시간으로 채워져 있다. 잘 이겨낸 날도 있지만, 이겨내지 못한 날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그 모든 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컴퓨터가 사용 기록을 남기듯, 사람의 몸과 마음에도 경험은 기록이 된다. 말투에, 표정에, 침묵의 길이도 함께 남는다. 그래서 사람마다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고 같은 말을 들어도 받아들이는 깊이가 다르다. 누구나 좋은 날만 있지 않다.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환경 앞에서 무너지고, 선택의 결과를 감당하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사람은 단순히 현재의 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존재이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그 안에는
수많은 삶의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다. 우리는 서로의 데이터를 전부 알지 못하지만, 그 사람이 지나온 시간의 밀도와 무게가 자연스럽게 전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모두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잘나서가 아니라, 각자의 인생이 쌓아 올린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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