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딸에게 쓰는 21일간의 편지 -스무 번째

by 도르가

꽃보다 이쁜 딸

딸내미, 요즘 엄마가 회사 일로 많이 바쁘다 보니 어제는 편지를 쓰지 못하고 기절하듯 잠들어버렸어.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그대로 눈이 감겨버린 어젯밤이 조금은 아쉬웠어. 그래서 오늘은 더 마음을 듬뿍 담아 펜을 들었어.

처음엔 편지를 쓰는 게 좀 어색하기도 하고, 무슨 말을 써야 하나 고민도 했는데, 글을 쓰다 보니 지금까지 너와 함께한 이야기들이 하나씩 떠오르더라. 이상하게도 좋은 기억보다 아팠던 순간들이 먼저 올라와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혼자 훌쩍훌쩍 울었어. 뭐가 그리 미안한지… 그냥 다 미안한 마음이 가장 먼저 올라오더라. 엄마 지인의 사기로 집이 어려워졌을 때, 네가 학교 다니며 고생했던 일이 아직도 가장 마음에 남아 있어. 그래도 그 시간을 지나 지금처럼 잘 자라준 딸내미가 정말로 고마워. 진심으로.

오늘은 책꽂이에 꽂혀 있던 너의 아기 때 일기장을 꺼냈어. 첫 장을 넘기니 꼬물꼬물한 발 도장이 찍혀 있었는데, 한참을 그 작은 발자국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어. 다음 장엔 53센티, 3.3킬로라는 기록과 함께 누워 있는 너의 사진이 있었지. 귀엽다기보다는, 정말 작고 여린 꼬맹이가 거기 누워 있었어.

이 녀석이 언제 클까? 했던 그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젖을 먹고, 오빠와 나란히 사진을 찍으며 조금씩 자라났지. 아기 때는 참 순하게 잘 자던 아이였는데, 조금 크면서는 나름의 고집도 생기고 그랬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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