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봄.
봄이 오면 세상은 한 번쯤 숨을 고른다.
요즘 회사일로 정신이 없다. 일주일에 두세 번씩 지방을 다녀오고, 꽃을 볼 정신이 없었다.
오늘은 퇴근길에 작정하고 공원을 다녀왔다. 그곳엔 해마다 봄이 찬란하게 피어나고 있다.
차가운 시간을 오래 견뎌온 것들이 일제히 피어오르는 계절. 오늘 나는 그 봄을 직접 만나고 왔다.
가로수길을 따라 늘어선 벚나무들을 천천히 걸으며 바라봤다. 멀리서 보면 모두 같은 풍경이다. 비슷한 높이, 비슷한 색, 비슷한 계절.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자 이야기가 달라졌다. 어떤 나무는 가지를 곧게 뻗어 하늘을 향하고 있었고, 어떤 나무는 옆으로 휘어 바람을 끌어안고 있었다. 꽃의 밀도도 다르고, 빛을 받는 방식도 달랐다. 그럼에도 어느 한 그루도 덜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차이가 풍경을 더 아름답고 설레게 만들었다. 나무들을 바라보다 문득 마음속에서 한 문장이 올라왔다.
" 꽃들은 서로 질투하지 않는다. "
우리는 종종 '같음' 속에서 경쟁을 시작한다. 비슷한 나이, 비슷한 환경, 비슷한 출발선. 그리고 그 안에서 누가 더 나은지 끊임없이 비교하고 따진다. 그러나 나무와 꽃들은 달랐다. 차가운 시간을 오래 견뎌온 것들답게, 서로를 기준 삼지 않았다.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버티다가, 자신의 속도로 피어날 뿐이었다.
그것이 봄이 우리에게 건네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