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세월은 어제도 만난 사이처럼
스무 해가 흘러도, 마음은 그 자리에 있었다
오늘 나는 20년 전에 만난 사람들을 다시 만났다. 함께 신앙 안에서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들을 키우면서
만나 울고, 웃고 웃으며 함께 오늘을 버텨내던 엄마들이었다. 그때는 아이들을 너무 어려서 오늘 같은 날이 올까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힘들 때 가만히 마음을 내어주며 함께 기도했던 시절이었다.
시간이 흘렀다. 연락이 끊겼고, 각자의 삶은 각자의 방식으로 흘러갔다. 그사이 누군가는 아이를 결혼시켰고, 누군가는 대학생이 된 아이를 키우며 또 다른 시간을 각자 잘 살아내고 있었다.
20년 만에 만남은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어제 만난 사람처럼 자연스러웠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서로의 시간을 알아보는 눈빛 속에 사랑스러움과 무한한 격려가 있었다. '참 잘 살아왔구나, 모진 시간 참 잘 견디며 살았구나.' 하면서 서로 눈물을 훔치는 시간이었다. 좋은 기억을 가진 인연은 시간이 지나도 닳지 않는다는 걸, 오늘 우리는 함께 증명해 보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공백'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연결'이 있다는 걸, 20년 만의 만남 속에 또 알게 되었다.
어쩜 그리 기분이 좋을까
살다 보면 사람을 만나고 나서 더 지치는 관계가 있고, 오히려 살아갈 힘을 얻는 만남이 있다.
오늘의 만남은 분명 살아온 힘의 에너지였다. 서로의 아픔을 비교하지 않았고, 누가 더 힘들었지 증명하지
않았다. 서로의 이야기 속에 눈물을 흘렸고, 대견했고, 감사했다. 지나온 시간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저 "정말 애썼어, 잘 살아줘서 고마워, 오늘 만난 것은 정말 기적이고, 축복이야." 하며 서로의 인생을
끌어안았다. 아! 너무 감동 감사! 오늘 나는 또 다른 힘을 얻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오랜 시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온 우리가 어느 날 뜬금없이 연락을 주고받고 어느 날 만나자는 약속으로 만났다. 20년의 세월이 무색할 만큼 어제도 만난 사이처럼 가슴 벅참이 계속 올라온다.
서로 안아주고, 보듬어주고, 앞으로의 삶을 더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나눌 수 있을지를
이야기했다. 이 만남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복했다.
우리 더 잘 살자!
우리가 고생하고 힘들었던 시간은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모두가 겪어 온 시간들이다. 누군가는 여전히
힘든 시간을 통과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내가 잘못 살아온 인생이라는 자책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당신은 결코 잘못 살고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울었던 날들은 눈물의 씨앗이었고, 처참했던 시간의 기도는 열매가 되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수고 속에서 하루를 견뎌야 했던 시간들은 지나온 뒤안길의 웃음으로 이야길 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만난다. 오늘 우리가 그랬다.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그 끝은 웃고 있었다.
눈물이 두 뺨을 주르륵 타고 흐르면서도 입은 웃고 있었다. 행복해했다. "우리에게 이런 날이 왔어요. 정말" 지나온 시간은 우리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오히려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우리가 증명해 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견디고 견딘 아픔과 고통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해 낸 시간이었다.
감사하다. 정말 감사하다. 고마웠다. 정말 고마웠다. 또다시 만남을 약속하며 세 명이 꼭 끌어안고 토닥토닥했었다. 우리 잘 살자! 더 잘 살아가자! 아픔의 시간을 견디는 것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고통이 뒤따른다. 하지만 견디고 또 견디면 어느새 그 고통의 시간을 넘어 웃으며 평안하게 말하는 그날이 선물같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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