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미역국

엄마의 미역국

by 도르가

그리움의 온도

서울에 사는 딸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에 온다. 엄마 밥이 그리운 것도 있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못하게 하고무조건 쉬게 해준다. 딸의 직업이 좀 특이해서 감정노동이 있어 은둔할 수 있는 곳이 집이기도 하다.

나는 딸이 오면 미역국을 자주 해준다. 미역국은 나에게 음식이라기 보다 그리움에 가까운 음식이다.

엄마는 미역국을 정말 맛있게 끓여 주셨다. 고기를 넣지 않아도 쌀뜨물로 국을 끓이는데도 엄청 맛있었다. 엄마의 미역국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나의 솔 푸드이기도 하다. 엄마가 떠난 뒤에도 나는 종종 미역국을 끓였다. 엄마의 방법으로 따라 해보려 했지만 그 맛이 영 나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자주 미역국을 해먹었다. 그 시간을 통해 엄마에게 가까이 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미역국을 끓였다. 별다른 기대 없이 한 숟가락을 떴는데, 그 순간 마음이 멈췄다.

맛이 달랐다. 내가 끓이던 미역국과도 달랐고, 이상하게도 엄마의 미역국과 닮아 있었다.

국물은 깊었고, 미역은 흐물흐물할 만큼 부드러웠다. 설명하기 어려운 익숙함이 있었다. 나는 속울음을

삼키며 말없이 한 그릇을 비웠다.

그날 이후 나는 가끔 딸에게 '엄마, 미역국 먹고 싶은데'라고 말을 한다. 그러면 딸은 망설이지 않고

미역국을 끓여준다. 딸은 안다. 내가 항상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어제도 딸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왔는데, 나는 고기를 내놓으면서 미역국을 끓여 달라고 했다.

딸은 신난 표정으로 늦은 밤인데도 불구하고 맛있는 미역국을 끓여 주었다. 고마운 녀석..

딸은 하룻밤을 자고 다시 출근을 준비한다.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아이가 좋아하는 무생채와 잡채를

하고 김치를 먹기 좋게 썰어서 통에 넣어 놓았다. 아이는 배달음식을 먹는 것보다 내가 해준 음식을 좋아한다. 나도 딸을 위해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준다. 밀키트처럼 음식을 만들어서 집에 오기 전까지 먹을 음식을 만들어 싸준다. 우리는 서로에게 사랑을 이렇게 전해 준다. 마냥 어릴 것만 같은 딸아이는 나에게 친구와 같은 녀석이 되어주고 있다. 한 솥 끓여놓은 미역국을 먹을 때마다 나는 보약 한 그릇을 먹는 것 같다. 고마워 딸!

#딸의미역국 #그리운사랑 #고마움 ##소울푸드 #오늘도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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