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추월차선 Sep 05. 2020

돈 번다는 부동산 투자, 직접 해보니_1편

아파트 청약 편

" 잠깐 은행 좀 갔다 올게"

 때는 2013년, 나는 대리 1년 차로 한창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같이 일하고 있는 회사 선배가 점심시간 때마다 자주 은행을 들락날락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일만 다. 지나고 나서 보니 그 선배는 부동산 경기가 그렇게 좋지 않았던 그 시기에 영끌(영혼을 모아서 대출)을 해서 새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은 것이었다. 원룸에 살고 있던 나와 이미 유주택자였던 선배와의 재산 차이가 순식간에 더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나 원룸 사는 동안 나름 성실하게 월급을 저축을 하고 있었다.

집이라는 것은 돈이 있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집을 사라는 부모님의 말에 '내가 집 살 돈이 어딨어!'라며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부동산의 '부'도 모르는 부린 이(부동산 어린이) 나에게 우연 기회가 왔다

그것은 바로 모델하우스에 '놀러' 간 것이다.

우연히 광고 팸플릿  단순 호기심으 방문했다.




"네? 청약이 되어도 집 값을 나눠서 내는 거라고요?"


그렇다 나는 집을 계약할 때 집 값을 한 번에 모두 내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청약도 모델하우스에서 신청을 하는 것로 알고 있었다.

정말 다행이었던 것은 나에게도 청약 통장이 있었다.

취업할 때 주변 동기들이 먼저 가입하는 것을 라서 은행에 가서 만들었던 것이다(어떻게 쓰는지도 모르고 가입을 했다)



간단하게 청약 절차를 정리해보자면, 우선 청약통장을 만들어서 필요한 예치금을 넣어두고 원하는 아파트 청약공고가 떴을 때 통장을 활용해서 신청을 하는 것이고 온라인으로 신청을 한다. 1주일 뒤에 발표가 나서 합격하면 모델하우스에 가서 계약금 10%(요즘은 20% 이상인 경우도 있음)를 입금하고 계약을 한다. 그리고 약 60%를 중도금이라고 입주 전까지 나눠서 납부를 하고 입주할 때 마지막으로 잔금을 내면 내 집이 된다.


"네 제가 원래 많이 바쁜데요 지금은 사람도 없고 시간이 있어서 자세히 설명을 좀 드릴게요"

모델하우스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상담해주시 팀장님은 무려 한 시간 반 동안 청약에 대한 기본 방법과 절차를 설명해주셨다. 처럼 부동산 인기가 많을 때는 상상하기가 어려운 광경이다. 모델하우스는 항상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10~15분 내외 수준로 상담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파트 위치가 어딘가요? 지금 가볼 수 있나요?"

"그럼 옆에 아파트보다 여기가 나은 건가요?"

"아파트 순위가 몇 등인가요?"

"돈은 어떻게 납부하나요? 모델하우스는 언제까지 있는 건가요?"

다시 이야기 하지만 부동산의 기초 개념도 없었던 내가 영업하시는 담당자를 모셔놓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해댔다. 모르면서도 매우 당당했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웠고 신기했다. 상담을 하는 동안에도 이미 마음속으로는 집을 사서 새 집에서 생활하는 행복 회로를 돌리고 있었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와이프와 함께 컴퓨터를 켜고 계산기를 두드려봤다. "내가 얼마 있고 어찌어찌 계약금 내고 중도금 좀 보태 다가 대출 좀 하고 마지막에 전세금으로 잔금처리를 하면?!"

그렇다 넓지는 않지만 숨만 쉬면서 모으면 25평 새 집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당시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못해 '만약 샀는데 떨어지면?'이라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와이프의 적극적인 의지 덕분에 청약을 넣었고, 결과는 당첨이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와이프도 청약통장이 있었기 때문에 같이 청약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당첨이 되고도 이게 잘하는 것인지에 대한 불안함과 스트레스가 있어 잠을 설치기도 하였. 살면서 이렇게 큰 금액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그래도 옆에서 응원해준 지금의 와이프와 부모님 덕분에 마음을 다잡고 계약을 하러 모델하우스에 방문을 했다

"잠시 대기해주시겠어요?"

계약서 접수를 받던 직원분이 내가 신청한 서류를 보다가 갑자기 뒤에 있던 사무실로 뛰어들어간다. 나는 평온한 척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설마 내가 뭘 잘 못 썼나?'


역시나 초보였던 나는 심지어 모두 한글로 적혀 있던 온라인 신청서에 한 가지 내용을 잘 못 기입고 말았고 담당 직원분이 그것을 발견해서 윗분에게 확인을 하러 간 것이다

바로 무주택 기간을 잘 못 넣은 건데 30세 미만은 무주택 기간을 인정 안 해준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가점이 아닌 추첨이라 큰 문제는 없다고 무사히 계약이 완료되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파트 계약 포기자가 많아서  청약을 넣지 않고 현장에서 줍줍이(모델하우스에서 마음에 드는 취소자 물건을 골라서 계약)를 한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어느 정도 부동산 청약에 대한 공부를 조금이라도 했으면 더욱더 좋은 동호수를 골라서 갈 수 있었다


이렇게 나의 첫 번째 부동산 투자는 매우 허술했지만 잘 마무리되었다.

 비록 원룸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고 아기도 키우느라 힘들었지만 열심히 돈을 모았고 일찍 청약을 한 덕에 32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또래 친구들보다 먼저 내 집 마련에 성공을 하게 되었다.


그전에 살던 구식 원룸과 새 아파트는 정말 많은 차이가 있었다.

첫 번째로는 주차 걱정이 없다. 지하주차장이 없을 때는 여름에는 뜨겁고 겨울에는 추웠던(아마 내 차가 훨씬 고생을 했을 것이다) 게다가 주차할 곳이 없어서 저녁때는 차를 함부로 쓰기도 힘들었다.

두 번째로는 아파트가 공원같이 조성이 되어있어 단지 내에서 산책과 나들이가 가능하다. 

놀이터가 많이 있어 잘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고 조경도 잘 되어 있다. 어른들도 근처 벤치나 정자 등에서 쉬면서 다과 등을 즐길 수 있다.

세 번째로 아파트가 깨끗하고 무엇보다 최첨단 시설들이 적용이 되어 있다. 휴대폰으로 택배 조회, 조명이나 보일러 조절이 가능하고, 곳곳에 카메라가 배치되어 있어 안전도 보장이 된다

람들이 왜 아파트가 좋다고 하는지 이해가 된다. 나도 주변에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 후배들에게 반드시 아파트로 갈아탈 것을 추천했다.


그리고 세입자가 아닌 집주인으로 살고 있게 되면 집에 대한 마음이 바뀐다.

2년 뒤에 떠나보내는 물건이 아닌 내 이름이 등기되어있는 소유물이기 때문에 그만큼 애정이 많이 생긴다. 눈치 볼 것 없이 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대한민국 특히 수도권에는 아파트가 정말 수도 없이 많다. '이 많은 곳 중에 나의 아파트 하나 없네'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고, 우연한 기회로 내 집 마련까지 성공하였다. 허술했던 나도 내 집 마련에 성공한 것을 보면 다른 무주택자분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집이 없다고 한탄하기보다는 최대한 일찍 준비해서 내 집 마련을 하였으면 좋겠다(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