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의 경기지만 긴장감은 어른 축구 못지않다. 공에만 몰려 가더라도 표정만큼은 진지하다. 경기중에 딴짓을 하거나 장난을 치던 아이들도 이번 경기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낀다. 우리 아들에게도 대회 경기는 첫 경험이었다. 평소에 축구를 가장 잘한다고 생각하는 아들이지만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충격을 받은 듯하다. 축구를 제대로 배운 것 같은 상대 선수들이 쉼 없이 몰아붙였다.
아들은 상대 선수의 이마와 부딪히고도 경기에 집중하는 듯 공만 쳐다보았다.
하지만 곧 한쪽 얼굴을 찡그렸다.
경기를 계속해야 하기에 참아보지만 통증이 몰려온다. 8살이 견디기에는 고통이 컸다.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억지로 막으며 서 있는 모습에 나의 가슴한 구석이 시려온다.
결국 나는 아들을 경기장 밖으로 불러냈다.
아들은 계속해서 울음을 참고 있었다.
아이의 눈 아래 부분은 부어 있고 멍이 들었다.
마음이 아파 아들이 경기를 그만두고 쉬었으면 했다. 하지만 대체 선수가 없었다.
전반전에 날아오는 공에 얼굴을 맞아 교체된 부상 선수가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아들아 경기에 나갈 수 있겠어?'
경기에서 아들의 역할이 매우 컸기에 울먹이는 아이에게 조심히 물어보았다.
통증으로 눈을 뜨기도 힘든 상황이었으나 포기하고 싶지 않았는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경기장으로 다시 뛰어들어갔다. 얼마나 아팠을까 하는 안쓰러움과 동시에 '벌써 저렇게 컸구나'하는 든든함이 몰려왔다.
지쳐있던 친구들도 아들에게 괜찮은 지 물어봐준다. 아직 1학년이지만 같은 팀을 챙길 줄 아는 어른스러운 모습들이 대견하다.
아이들은 다시 경기 집중하며 맡은 일을 열심히 완수하였다, 비록 경기를 이기지 못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1학년 아이들의 멋진 경기에 박수가 나왔다.
이번의 축구 대회는 축제의 개념으로 승패와 상관없이 아이들에게 모두 트로피와 메달을 수여했다. 경기를 이기지 못했지만 기대했던 상을 받아 멍이 들어 아픈 것도 잊은 채 한 껏 신나고 들뜬 모습이었다.
이번 축구대회에서 패배의 좌절감보다 할 수 있다는 도전의식을 만들 수 있는 시작하는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