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모이게 되면 제대로 걸을 수 없다. 사람들에 떠밀려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힘들고 중간에 멈추거나 돌아갈 수도 없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많고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만약 내가 지금 20대였다면 혹은 나의 아들이 10대 혹은 20대였다면, 핼러윈 날 이태원에 한 번은 가보고 싶어 하지 않았을까.
40대를 바라보는 나와 이제 초등학생이 된 아이와는 단지 시기가 맞지 않을 뿐이다.
특정 기념일에 놀고 즐기면서 그것을 추억하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사건이 발생했던 토요일, 나는 아이와 함께 서울대공원에 있었다. 장소는 달랐지만 핼러윈 주말이면서 단풍이 지는 가을 날씨에 집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오전 일찍 방문해서 그런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덕분에 산책하고 동물들을 구경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일요일에는 동네에서 아이 친구들과 함께 소소하게 핼러윈 파티를 하려고 했다. 부모들이 간식과 선물들을 준비하고 진행과 인솔 등의 역할이 할당되었다. 하지만 이태원에서의 비극적인 사건으로 모든 행사가 취소되었다.오랫동안 기획했던부모, 아이들에게는 아쉽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이번 사건은 아이가 있는 부모 입장에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다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