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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월차선 Nov 21. 2022

신입사원을 반기는 자세

 회사에 첫 출근을 하는 신입사원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실이 있는 층에 멈춰서 내린다. 엘리베이터에 내리자마자 알록달록 풍선들이 장식되어있다. 바닥에는 자리로 안내하는 화살표가 붙어 있다. 복도에는 '00아 반가워'라는 현수막 걸려 있다. 사무실 문이 열리고 신입사원이 들어오는 순간, 기다리고 있던 선배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환영의 박수를 친다. 자리에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최신 컴퓨터는 물론이고 대형 모니터 두 개를 지급받아 적어도 컴퓨터 문제로 업무가 밀릴 일은 없을 것이다.

신입사원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는지에 대한 선배들의 마음을 알 수 있.

어느덧 12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며 이제 꼰대의 영역에 들어간 나 격세지감을 느다.


2009년 6월, 내가 신입사원 때의 일이다.

당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경기가 좋지 않았 때 운 좋게 취업에 성했다.  

부서 배치를 받았을 때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했던 기분을 잊을 수 없다. 입사 이후 수개월 동안의 신입사원 연수를 마치고 배치받은 사무실로 향한다.

앳된 얼굴에 정장을 입고 두리번거리니 눈에 띈다. 하지만 신입사원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는 선배는 없다. 복도 통로 쪽에 앉아계신 분에게 인사를 드리면서 나의 자리를 물어보았다.

 그런데 가 갑자기 당황했다. 배치를 받았으나 아직 나의 자리 없었기 때문이다.

급한 대로 부재중인 다른 선배의 자리안내를 받았다.

당연히 나만의 컴퓨터나 사무용품 같은 것 없었다.

내가 임시로 앉았던 곳은 일주일 정도 출장 선배의 자리였는데 그분이 사무실로 돌아 때까지 컴퓨터도 없이 대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히 신입이 언제 올 것인지 현업에서는 알고 있었을 텐데 그 누구도 챙겨주지 않았다는 것이 황당하다.

물론 이것은 당시 우리 회사만의 문제였을 수도 있다.

다른 회사에 취업했던 친구 중에는 매일 같이 신입을 챙겨준다고 술자리를 만드는 바람에 한참을 시달리기도 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부서에는 신입 사원을 못 본 지 8년이 넘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신입이 들어온다면, 요즘 트렌드에 맞는 격한 환영뿐 아니라 진심으로 반길 수 있는 선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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