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위에서

토요일 고속도로에는..

by 추월차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지 2주가 되어간다. 정부와 회사에서는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한다. 그래서 한동안 집안에서 활동을 제대로 못하는 것에 대한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견디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래도 젊은 세대들은 집에서도 스마트폰이나 티브이를 통해 필요한 것들을 소비하고 있지만 60~70대 부모님 세대들은 더욱 답답할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 가족은 고속도로 위에 있다. 이유는 부모님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다. 부모님 두 분만 살고 계셔서 적적하고 손주가 보고 싶어서 연락을 먼저 하실 정도니,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찾아뵙기로 했다.


토요일, 경부고속도로는 항상 막힌다.

우리처럼 부모님을 뵈러 가는 사람, 놀러 가는 사람, 운송 업무를 하는 화물차량과 버스 등 왕복 8~10차선은 항상 거북이걸음을 하는 곳이다.

내심 토요일 오후에 출발을 하면 휑하지 않을까라고 기대를 했다. 아침에는 여유 있게 짐을 싸고 점심을 먹은 후에 출발을 했다. 역시나 경부고속도로는 차들이 매우 많다. 물론 평소 주말보다는 조금 더 속도를 낼 수는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계속되는 반복 생활보다는 한 번씩 외출을 하는 것이 좋다. 기분전환도 되고, 또 글을 쓰는 새로운 소재거리들도 생각나곤 한다.

와이프가 운전을 하고 나는 옆에 앉아 같이 음악을 함께 듣고 있다. 그리고 고속도로 경치를 보며 생각나는 글쓰기 주제를 메모하고 있다.(새벽 기상으로 조금 피곤해서 와이프에게 운전을 부탁하고 잠을 자려고 했다. 막상 출발을 하니, 이상하게 더욱 말똥말똥해진다)


남자들의 대부분의 구경거리는 고속도로 위에 다니는 '자동차'다. 평소에 관심 있는 차가 있거나 새로 나온 신차가 있다면 운전하다고 힐끔힐끔 쳐다보게 된다. '왜 이렇게 비싼 외제차가 고급 승용차가 많을까' 괜히 나를 빼고 다들 잘 사는 것 같다. 물론 8~9년 된 나의 차도 여전히 만족스럽긴 하다(평소에 관리를 못해 주인 잘 못 만난 자동차에게 미안하다)


갑자기 비가 내린다.

비가 오면 오랜만에 차에 묵은 때들을 씻어 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끼익 끼익' 와이퍼가 삐걱 소리를 내면서 유리를 닦는다.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와이퍼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차량 소모품 교체도 메모를 해둔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놀았던 아들은 피곤한지 차를 타자마자 곯아떨어졌다. 자면서도 한 손에 장난감을 꼭 쥐고 있는 6살은 정말 귀엽다.

부모님이 집에서 우리가 언제 도착하는지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계시는 것도 요 녀석 때문이다.

(그것을 알기에 우리도 서둘러서 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할머니 댁에 간다고 하면, 재미도 없고 불편해서 가기 싫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래도 잘 따라와 주는 우리 아들을 보면 대견스럽다(물론 시대가 많이 변하기는 했다. 오히려 잔소리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더 많이 할 수 있어 좋아하는 것일지도)


손주 보고 좋아하실 부모님의 모습이 벌써부터 머릿속에 그려진다.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 못했다(특히나 올해는 더욱)

손주 셔틀을 하고 나면, 나도 쉬면서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거 같아 기분이 좋다.

오랜만의 장거리 여행 가는 생각도 하면서 쌀쌀해지는 날씨, 가을맞이를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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