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추월차선 Dec 05. 2021

자가 격리의 시작

재택 근무

금요일 퇴근하는 셔틀버스에 앉아 있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같이 회의했던 B 대리가 밀접 접촉자로 금일 코로나 검사를 하러 갔습니다.

B 대리 결과가 나오면 별도로 연락을 드릴 예정이니 그전까지 외출을 자제해주세요'


비록 위드 코로나 시대라고는 하지만 일간 확진자가 5,000명을 돌파하고 있는 와중이라 어차피 외출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곧바로 B 대리로부터 문자가 왔다.

'죄송합니다. 친누나가 확진이라고 연락받고 검사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결과 나오는 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B 대리는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냈고, 나는 괜찮으니까 걱정 말고 푹 쉬라고 답변했다.

사실 회사에서는 마스크를 절대 벗지 않고 다들 방역 수칙을 잘 지키기 때문에 걱정이 전혀 되지 않았다.




평소와 같이 금요일 저녁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토요일이 되었다.

가족과 함께 쉬고 있는데 회사에서 1차로 문자가 왔다

'B 대리의 검사 결과가 늦어져 오후에 나올 예정입니다'

위드 코로나라 그런지 검사자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을 했다.


늦은 오후, 제일 먼저 연락 온 것은 B 대리였다.

'죄송합니다. 검사 결과 양성이라고 합니다. 회사에서 별도 연락이 갈 것 같은데요..

번거롭게 해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양성이 나온 것이었다.

놀라는 것도 잠시 회사에서 바로 연락이 온다.

B 대리의 확진 판정으로 밀접 접촉자인 나도 코로나 검사 대상이라고 알려줬다. 

그리고 회사 방역 지침에 따라 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일주일의 출근 금지 조치를 받았다. 




코로나 시대가 된 이후, 간혹 회사에서 확진자나 밀접 접촉자가 나오면 주변 사람들은 근무 도중에 짐을 싸고 

퇴근을 한다. 정작 나는 그렇게 퇴근한 경험이 한 번도 없었고 그저 퇴근하는 사람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것이 전부였다. 

사람의 마음이 조금 간사하다고 느끼는 것이 일찍 퇴근하고 싶은 마음에 주변에 밀접 접촉자가 나왔으면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얼마 전엔 나도 열이 나서 주위 동료들에게 잠시나마 설렘을 안겨 준 적이 있다. 

코로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회사 지침에 따라 즉시 퇴근해서 코로나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결국 장염으로 해프닝이 끝이 났지만 그때의 동료들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래서 이번 일주일간 재택근무 조치에 대해, 무엇보다 회사를 가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면서도

확진이 된 B대리의 건강이 걱정되고, 곧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하는 나 역시 불안감을 느낀다.

아무쪼록 무탈하게 넘어갔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자가 격리의 마지막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