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는 글쓰기와 관련한 책이 많습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일반적인 글쓰기 기술, 특정 장르의 글쓰기 (소설, 에세이, 시 등), 학술 논문 작성법, 비즈니스 글쓰기, 창의적 글쓰기, SNS 글쓰기 등 목적이나 장르에 따라 분류되어 있기도 합니다.
글쓰기 관련한 책과 강의에는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글쓰기 기본이라고 표현합니다.
멋진 건물을 짓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기초공사를 튼튼하게 하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하자가 터집니다. 아무리 번지르르하게 바르고 꾸며 감췄다 할지라도, 들통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허우대만 멀쩡한, 속 빈 강정이나 다름없지요.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 의도 파악은 물론이고, 한 문장 한 문장 읽어나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다 읽은 후에도 그래서 뭘 전달하려고 한 건지, 대체 뭘 어쩌라는 건지 알 수 없기도 하죠.
대부분 기본을 지키지 않아서 그럴 겁니다. 기본만 지켜도 특정 독자에게, 논리적인 구조를 가지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거든요. 기본을 지키는 글을 먼저 쓰고, 기교는 나중에 해도 됩니다.
그럼, 초보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글쓰기 세 가지 기본 원칙을 알려드릴게요.
첫째, 쉽게 쓰기입니다.
복잡한 단어, 한자어, 전문 용어 대신 일상에서 사용하는 쉬운 말을 쓰는 겁니다. 박종인 작가는 『기자의 글쓰기』에서 '입말'이라고 하죠. 우리나라에서 600명이 넘는 작가를 배출한 <자이언트 북컨설팅>이은대 작가도 '입말'을 강조합니다. 단어에서 추론할 수 있듯 말하듯 쓰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해당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은 시너지 효과를 다각도로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계획은 여러 방면에서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
다른 예도 들어볼게요.
"내 조카는 공부를 잘한다고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
"내 조카는 공부를 잘한다."
두 가지 예시 중, 어느 글이 쉽게 쓴 글일까요? 후자입니다. 모두 같은 뜻을 전합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쉬운 단어나 문장을 선택하는 거죠. 내가 쓴 글을 읽을 독자가 초등학교 5학년, 아니 3학년이라고 생각하고 쓰시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둘째, 짧게 쓰기입니다.
처음에는 길게 쓰더라도 수정할 때는 짧게 나눠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나는 어제저녁 식사 후에 공원에 산책을 하러 갔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마주치게 되었다."
"어제저녁 공원에서 옛 친구를 만났다."
다른 예도 들어볼게요.
"아침에 눈을 뜨니 8시였는데 늦어서 간단하게 시리얼 한 그릇 먹고 양치하고 세수하고 나니 8시 20분이어서 후다닥 옷 입고 가방만 메고 현관을 나섰는데 친구가 전화 와서 같이 가자고 해서 걸어갔는데 이야기하면서 걷다 보니 더 늦어져서 8시 40분에 교실에 도착했다."
"아침에 눈을 뜨니 8시였다. 20분 만에 시리얼 한 그릇 먹고 씻었다. 현관을 나서는데 친구가 같이 가자고 연락 왔다. 이야기하면서 걷다 보니 더 늦어졌다. 교실에 도착하니 8시 40분이었다."
두 번째 보여준 예시는 뭔가 친숙하지 않나요. 아이들 일기에서 많이 볼 수 있죠. 긴 문장을 짧게 나눠만 줘도 글이 깔끔해집니다. 문장이 길면 주어와 서술어 호응이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짧게 끊는 요령은, 내가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겁니다. 읽다가 한 번 쉬어가야겠다거나, 호흡을 이어가기 힘들 때 나눠주면 됩니다. 짧게 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반복하다 보면 나아집니다.
세 번째, 구체적으로 쓰기입니다.
추상적인 개념, 표현, 문장 대신 이해를 돕기 쉬운 예를 들거나, 숫자를 사용하는 겁니다.
"운동은 건강에 매우 좋다."
"하루 30분씩만 걸어도 심장병 위험을 20%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누구나 다 아는 말을 전하고자 할 때는 숫자나 통계를 활용하여 근거를 덧붙이면 좋습니다. 작가의 스토리텔링까지 있다면 더 좋겠지요.
"그 식당의 음식은 정말 맛있었다."
"그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트러플 파스타에는 진한 버섯 향이 났다. 크리미한 식감도 일품이었다. 특히, 파르메산 치즈의 짭짤함이 전반적인 균형을 잡아주었다."
초고는 머리와 손이 움직이는 대로 쓰되, 수정할 때는 기본 원칙 세 가지를 반영합니다. 그렇게만 해도 글쓰기 실력은 빠르게 향상됩니다. 길고 어렵고 한자어가 많은 글을 읽는데 익숙한 세대는 이런 방식이 오히려 어색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꾸 쓰다 보면 적응될 겁니다.
짧은 글이라도 매일 쓰세요. 일기나 SNS에 게시물 쓰는 것도 좋은 연습이 됩니다.
글쓰기는 기술입니다. 기본을 익히고 그다음에 기교를 입히는 거죠. 꾸준히 쓰기만 한다면 누구나 좋은 글쓰기 실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글쓰기 스타일도 찾게 됩니다. 기본 원칙을 준수하는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 표현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요약>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글쓰기의 3가지 핵심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쉽게 쓰기: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2. 짧게 쓰기: 문장을 간결하게 만들어 가독성을 높입니다.
3. 구체적으로 쓰기: 추상적인 표현 대신 구체적인 예시나 데이터를 사용합니다.
이 세 가지 원칙을 꾸준히 실천하면, 누구나 글쓰기 실력을 향상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연습을 통해 발전하는 기술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