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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믈리연 Nov 14. 2024

에세이 vs SNS 글쓰기, 어떻게 다를까



글쓰기 수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SNS에 글 올리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인스타그램에 올릴 글인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에세이랑 다른 방식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SNS가 일상이 된 시대지만, 정작 거기에 맞는 글쓰기는 어렵게 느껴지나 봅니다. 오늘은 에세이와 SNS 글쓰기의 차이점을 살펴보면서, 각각의 특징에 맞는 글쓰기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1. 글의 길이와 구조

에세이

에세이는 충분한 호흡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 됩니다. 카페에 앉아서 친구와 이야기 나누듯, 자연스럽게 생각과 감정을 표현해 나열합니다.

예시: 엄마 손맛이 담긴 된장찌개

된장찌개 냄새가 코끝을 지나 집 안 가득 퍼질 때면, 또 엄마 생각이 난다. 수능 시험 치던 날, 학교에서 돌아온 나에게 고생했다며 내가 좋아하는 두부 가득 넣어 된장찌개를 끓여주셨다. 그때, 그 뚝배기 위로 올라오던 김처럼, 엄마의 사랑도 늘 온기를 품고 있었다. 엄마가 된 후, 지금도 가끔씩 된장찌개를 끓이지만 그때 그 맛, 그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아마, 빠진 재료가 있지 않을까. 엄마의 손맛과 마음이라는...


SNS

SNS는 짧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게 중요합니다. 스크롤이 내리다가 멈추는 독자의 시선을 잡아야 하죠.

예시: 오늘의 저녁 메뉴는 된장찌개. 

엄마가 끓여주신 맛은 아니지만, 그리움의 맛. 첫 숟가락 질에 왈칵 떨어진 건 구수한 된장 국물이 아닌, 추억이었다.

#된장찌개 #엄마표된장찌개 #엄마생각 #수능날요리



2. 글의 목적과 전달 방식: 깊이 있는 대화, 즉각적 교감


에세이는 작가가 가진 통찰과 성찰을 담아냅니다. 독자들이 자신이 가진 생각을 경험과 연결시키는 게 목적이죠.

SNS는 즉각적인 반응과 공감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해시태그를 적절히 활용해 더 많은 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모지를 적절히 사용해서 감정도 전달할 수 있고요.


에세이

예시: 첫 출근길에 마주친 봄

2007년 3월 어느 월요일. 출근길에 마주한 벚꽃은 새로운 출발을 맞이하는 친구였다. 어깨 위로 떨어진 하얀 꽃잎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오래지 않아 너도 이렇게 필 거야.' 긴장 가득 안고 회사 문을 열었다. 내 이름이 적힌 락커안에는, 유니폼이 걸려있었다. 조금 전, 어깨 위에 떨어진 벚꽃처럼 단정했다.


SNS

예시: "첫 출근 날 

떨리는 마음을 달래주는 벚꽃이 내 편이었다� '너도 곧 필 거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울컥했던 아침... 병아리 사원의 시작을 응원해 주세요! ✨ #첫출근 #직장인 #새내기 #벚꽃 #봄"



3. 독자와 소통: 여운, 즉각적 반응

에세이

에세이를 쓰는 작가는, 독자가 자신이 가진 이야기를 투영하고 사색할 수 있는 여백을 남깁니다. 작가가 가진 경험과 생각이 독자의 그것들과 만나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죠.


SNS

SNS는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합니다. 댓글, 좋아요, 저장, 공유 등을 통해 교감할 수 있죠. 독자들이 다는 댓글까지도 콘텐츠의 일부가 되어 이야기가 확장됩니다.



4. 글쓰기 팁



에세이 글쓰기 

              충분한 맥락과 배경 설명을 포함합니다.            

              장면을 보여주듯 글을 써 내려갑니다.            

              긴 문장, 짧은 문장을 적절히 섞어 리듬감을 가지게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시작해 우리들의 경험으로 넓혀보세요.            

              결말에는 메시지를 넣음으로써 독자에게 여운을 남겨봅니다.            


SNS 글쓰기

              첫 문장을 강렬하게 시작합니다.            

              적절한 해시태그로 글의 접근성을 높입니다.            

              이모지를 적절히 활용해서 감정을 전달합니다.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질문이나 호기심을 부를 수 있는 문장을 활용합니다.            

              독자들이 다는 댓글 하나하나 소통하며 게시글 전체를 콘텐츠로 만들어봅니다.            



마치며

에세이와 SNS 글쓰기, 각각의 차이점을 살펴보았습니다. 형식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둘 다 이야기를 듣는 독자가 있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다는 점입니다. 이 두 가지가 명확하다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형식에 맞는 글을 쓰면 됩니다. 때론, 같은 이야기를 두 가지 형식으로 다 써보는 것도 좋은 연습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어떤 형식으로 전달되든, 진정성 있는 글은 반드시 독자의 마음에 닿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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