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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믈리연 Nov 06. 2022

베스트셀러 보단 스테디셀러

출 간 그후,

10월 20일 내 책이 출간됐다.

온라인에 먼저 올라왔고, 일주일 후부터 오프라인 서점에 깔리기 시작했다.

출간 보름 전부터 바쁘기 시작했다.

출간과 관련한 홍보를 해야 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였다.

매일 세부적인 스케줄을 만들고, 그에 따라 실행하면서 하루살이 나날을 보냈다.

20  출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당장 만날 수가 없었다.

인쇄소에서 바로 배송받은 20권의 책은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에게 주고 나니

하나도 남은 게 없었다. 20일 이후 온라인 서점에 뜨긴 했지만, 당장 손에 내 책이 없다 보니

지인들에게 하는 홍보 길도 막막했다.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면서도, 홍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아침저녁으로 쉼 없이 달렸다. 글 쓸 때에도 간헐적 미라클 모닝을 하던 내가, 출간하던 달은

평일 기준, 단 하루도 빠짐없이 미라클 모닝을 했다. 눈을 뜨면, 우선순위에 있는 일부터 했다.

그러고 나면 남은 하루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했다.

 없이 달려오다 보니, 건강에 적신호가 울렸다.

동기모임을 위해 대전을 다녀왔다. KTX를 타면 금방 다녀올 것을, 여러 번의 교통수단을 갈아타는 게 번거롭다는 이유로 차를 몰고 왕복을 다녀왔다. 한 시간 반의 예상을 훌쩍 넘어, 돌아오는 차에서 3시간 반을 운전대를 잡았다. 순간 몸에 찬 기운이 파고듦이 느껴졌다. 그날 저녁부터, 몸에 이상신호가 왔다.

금요일에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 출간하고 처음으로 하는 저자 특강이었다.

ppt는 그 주 월요일, 화요일 오전에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만들어둔 상태였고, 연습만 하면 되는 거였다.

정신력으로 버텼다. 코로나 때 처방받고 남은 약으로 하루 이틀 버티고 저자 특강을 마무리한 다음날 오전부터 몸살이 쓰나미처럼 후려쳤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귀찮았다. 그냥 쉬고 싶었다.

평소에는 저체온인데 미열이 오래가니 몸도 뜨겁고, 식도와 위도 타들어가는 듯했다.

너무 오래 누워있으니 머리와 허리도 아팠다. 누워서 책을 읽었다.

정말 좋아하는 작가인  메리의 신간인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의 N 일지>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쉬었고, 생각의 회로를 가동했다.

분명 번아웃을 빙자한 몸살이라 쉬고 싶은데, 몸은 누워있을지언정 정신은 풀가동 중이었다.

어제, 오늘 누워있는 내내 이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조급하게 달려온 2주, 나는 내 책의 홍보를 위해 단기간 동안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출간되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하루 이틀 머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열흘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거면 됐다. 충분히 잘했고, 잘 달려왔다고 생각한다.


나는 서점에 가면 베스트셀러보단 스테디셀러가 전시된 곳을 간다.

대부분이 이미 아는 책들이 전시되어있다. 그중, 한 권을 사서 오는 게 서점을 가는 낙이다.

베스트셀러는 왜 가지 않느냐고?

기대치가 컸던 탓일까, 예상보다 별로인 책도 많았고, 실망한 적도 많았다.

마케팅의 상술인지, 마케팅의 성공적인 결과인지 모르겠지만 그만 속고 싶을 때가 많았다.

내가 스테디셀러를 좋아하듯, 내 책도 스테디셀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꾸준히 글을 쓰고 루틴을 이어가고 새로운 것을 배우면 되지 않을까.


사람도 그렇다.

첫인상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조금 더 깊이 알면서 실망스러운 경우와 의외로 진국이라며 나뉘는 경우가 있다. 굳이 하나를 꼽자면 후자이고 싶고, 후자인 사람을 발견했을 때 더 매력을 느끼기도 한다.

최선을 다해 달렸다. 그리고 이제는 나의 속도를 찾아 부지런히 달리고자 한다.

내가  책이 굳이 스테디셀러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나라는 인간 자체가 스테디셀러고, 진국이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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