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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최소경비와 최대 경비

by 소믈리연

2018년도 여름과 겨울방학.

4세, 6세인 남자아이 둘을 데리고 치앙마이에 한 달 살기를 다녀왔다.

돌이켜보면, 한 없이 어린아이들 둘인데 왜 그렇게 떠나고 싶었을까.

지분이 있는 것도,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치앙마이 한 달 살기'의 여풍이 나를 지나가지 못했다.

잠깐의 머무름이 아닌, 생활을 해야 한다. 무슨 배짱이었을까,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처럼

계획을 세운 후부터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먼저, 재정상황이 문제였다.

그 당시 두 아이와 나, 우리 셋이 쓰는 생활비는 현금으로 200만 원 정도였다.

각종 공과금, 세금 등 굵직한 비용은 남편의 통장으로 지출될 때라 매월 내가 쓰는 현금은 정해져 있었다.

호기롭게 출발한다고는 했지만, 재정적으로 관리를 먼저 해야 했다.


아이와 단 둘이 떠남에 있어 불안해하는 가족을 위해 친언니가 동행하기로 했다.

도착 후 5일 정도 머무르다 갈 예정이지만, 언니의 경비도 함께 마련하는 조건이었다.

이 글에서는 엄마와 아이 중심으로 예산을 정리할 예정이어서, 언니 경비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첫 번째, 항공권이고 텍스 포함 인당 40만 원 내외가 들었다.

최저운임으로 측정되었기 때문에, 아이들 운임도 동일하다.

인천에서 출발하면 대한항공이나 말레이시아 항공 같은 국적기가 있지만, 두 배의 운임이다.

아이들은 운임의 70%만 내면 된다.

우리는 인천까지 가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살고 있는 지역에서 출발하여 상해를 경유하는 중국 동방항공을 타기로 했다. 항공사 자체에 큐브 시티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경유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상해 인근 호텔에 숙박을 제공해주고 다음날 아침에 다시 치앙마이로 가는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게 데려다준다.

번거롭긴 하지만, 비용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두 번째, 숙소이다.

치앙마이는 연평균 온도가 25-26도로 일정하고, 우기에도 그럭저럭 지낼만하기 때문에 언제든 붐빈다.

아이를 동반하는 엄마는 치안이 안전하고, 교통이 편리한 곳을 선호한다.

이런 곳은 다른 곳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금액이 높은 편이다.

첫 번째 한 달 살기에는 이런 비용을 아끼겠다고 50만 원 정도 하는 오피스텔 같은 곳에 머물렀다.

지내면서 보니, 인근에 부대시설이 없어서 오히려 그랩이란 택시비가 많이 들었다.

그래서 두 번째 한 달 살기에는 월 80만 원을 하는 곳을 택했다.

많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듯, 도보로 가능한 거리가 많아 확실히 편리했다.



세 번째, 교통 관련이다.

치앙마이의 렌트는 의외로 비싸다. 주유비가 저렴하지도 않다.

특히 겨울에 떠나면 현지 렌트비는 한 달에 거의 100만 원이며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주유비도 저렴한 편이 아닌 데다가 우측 도로에 우핸들 차로 적응해야 하니 참고하는 게 좋다.

나는 그랩이란 우버와 유사한 택시를 이용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카카오 택시일 듯.

한 달교 통비는 30만 원 정도가 들었다.


그 외 아이들 학원 관련 비용이 있다.

여름에 갔을 때는 아이들을 인당 80만 원 정도 내며, 한국 아이들이 많이 가는 유치원을 보냈다.

그런데, 태국은 환불이란 제도가 전혀 없다. 다른 일정이 생기거나 아프거나 해서 결석하면 그대로 차감되었다. 그래서 두 번째 갔을 때는 쿠폰제로 끊어 다니는 신체활동이 많은 학원으로 다녔고, 교육비도 훨씬 절감했다.



엄마와 아이 두 명 기준으로 비용을 정리해 보면 대략 2가지 옵션이 나온다.(교육 관련은 옵션이니 제외)

1.(최소경비 플랜) 엄마 1, 아이 2

항공료 120만 원, 숙박 50만 원, 교통비 30만 원

2.(넉넉한 경비 플랜) 엄마 1, 아이 2

항공료 200만 원, 숙박 80만 원, 교통비 100만 원(렌터카)


치앙마이 한 달 살기와 관련하여 검색하면 경비가 얼마나 들었냐는 질문이 많이 나온다.

실제로 내가 받은 질문의 대다수도 그러했다.

다른 것보다 경비 문제는 1부터 100까지 정말 다양할 수밖에 없다.

여름에 갔을 때처럼 최소경비로 준비하면 가장 중요한 3가지를 200만 원에 해결할 수 있다.

겨울에 갔을 때처럼 넉넉한 경비로 준비하면 대략 400만 원이 든다.(렌트 안 함)

치앙마이의 물가가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현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관광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그만큼 개발이 많이 되기 때문에 물가도 많이 오른다고 한다.


내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거나, 조금 불편해도 괜찮은 여행이라면 최저 경비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

그건, 여행자가 어떠한 여행의 질을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는 둘 다 크게 재정적으로 여유롭지 않았다. 많은 곳을 편하게 보고 다닐 계획이었다면, 가정 경제에 부담이 되어 아예 떠나는 것을 포기했을 것이다.

2023년 1,2 월 중 아이들과 다시 한 달 살기를 떠날 예정이다.

코로나 이후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러기에 한 번 더 다녀온 후, 보완 수정할 계획이다.






떠나고 싶다고 왜 꿈만 꾸고 있는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한 번은

떠나야 한다. 여행은 돌아와, 일상 속에서 더 잘 살기 위한 풍요로운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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