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같은 친구

일곱 번째 노래

by 소믈리연


어제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하루를 알토란 같이 산다지만 매일 그런 건 아니다. 어제와 같은 일상의 연속이지만, 휴식도 있다. 평일을 기준으로 세운 7가지 루틴 달성율이 80퍼센트 넘긴 주말은 직장인처럼 쉬어간다.


어떤 날은 웬만한 직장인보다 더 바쁘다. 새벽과 오전사이, 파란 시간이 되면 주방에 있는 식탁으로 출근한다. 다이어리를 펼쳐할 일을 체크한다. 6시 수영이 있는 날이면, 운동가방을 들고 현관을 나서지만 오늘처럼 수업이 없는 수요일이면 노트를 꺼내 쓰려고 하는 글의 소재를 잡고 끄적인다.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면 노트북을 열어 자판을 두드린다. 이어서 독서와 필사를 마무리하고 나면 7시 40분. 아이들이 일어날 시간이다. 시리얼이나 삶은 계란으로 아침을 준비하고 아이들을 보내고 나면 다시 내 시간이다.


아이들의 하교와 학원수업이 끝날 때까지 반은 가정주부로, 반은 프리랜서로 살아간다. 어제와 같은 일상이지만 출근하는 직장인처럼 피로가 몰려올 때도 있다. 평일에도 배워야 하는 수업이 있거나, 내가 진행해야 하는 강의가 있는 날은 루틴 성공률이 저조하다. 야근은 하지 않아도 되는 대신, 주말에 보충한다. 그 외, 목표 달성률이 높은 주말은 제대로 흐트러진다.



ENFP의 성향을 가진 터라, 쉬는 날에는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한다. 평일동안 자신을 위해 부지런히 산 사람. 그중, 취미생활에 교집합이 있는 친구들. 바로 애주가인 '이조합 꿀조합'멤버다.

자기 계발을 위해 만났지만, 3년이 흘러서야 우리의 공통점을 알았다. 술에 진심이다. 맥주, 소주, 막걸리 등 종목도 개의치 않는다. 4명이서 모이면 인당 소주 2병은 기본이다.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저녁 8시쯤 만나 자정 전에 귀가하는 날은 드물다. 어떤 날은 아이들을 동반한 온 가족이 식당이나, 1층에 사는 우리 집에 모인다. 놀다가 잠들기도 하고, 다음날 같이 해장하러 나서기도 한다. 이런 모습만 보면, 철없는 어른 같지만 적어도 우리는 안다. 이 날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이 정도는 흐트러져도 된다며 서로 합리화한다. 이런 재미조차 없다면 여기까지 오는데 여러 차례 번아웃을 맞이했을 테다.




육아동지도 있고, 대학동기도 있고, 다른 친구들도 있지만 유독 이들과 함께 하는 날이 많다. 이제 막 결혼한 친구는 육아하느라 짬이 없고, 술을 좋아하지 않는 친구는 이야기만 한다. 일에 지친 친구는 하소연하느라 내가 보이지 않는 듯하다. 이런저런 이유로 더욱 '이조합 꿀조합'멤버들을 찾는지도 모른다. 그들을 만나고 온 다음날이면 목이 잠기고, 근육통이 온 듯 아프다. 4명이서 해산물 모듬 두 접시, 탕, 먹태, 소주를 몇 병이나 먹었음에도 다음날이면 몸무게는 줄거나 그대로다. 해독도 빠르고, 숙취도 덜하다. 글 쓰느라 못다 한 말을 몰아서 내뱉은 엄마작가들이 만나 그런 걸까.


그들을 만나고 맞이하는 일요일 저녁은 기운이 넘친다. 머릿속을 헤매던 온갖 잡생각과 먼지를 다 떨어져 나갔다. 비록 몸은 뻐근할지도 마음만큼은 홀가분하다. 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일까. 월요병을 앓는 많은 직장인들과 달리, 설렌다. 휴식 같은 그들 덕분에, 나의 루틴과 앞날은 이상무다.




가사:<김민우- 휴식같은 친구>


내 좋은 여자친구는 가끔씩 나를

보며 얘길 해달라 졸라대고는 하지

남자들만의 우정이라는 것이

어떤건지 궁금하다며 말해 달라지

그럴땐 난 가만히 혼자서 웃고있다가

너의 얼굴 떠올라 또 한번 웃지

언젠지 난 어둔 밤길을 달려 불이꺼진

너의 창문을 두드리고는 들어가

네옆에 그냥 누워만 있었지

아무 말도 필요 없었기 때문이었어

한참후에 일어나 너에게 얘길 했었지

너의 얼굴을 보면 편해진다고

나의 취한 두 눈은 기쁘게 웃고 있었지

그런 나를 보면서 너도 웃었지

너는 언제나 나에게 휴식이 되어준 친구였고

또 괴로웠을 때면 나에게 해답을 보여줬어

나 한번도 말은 안 했지만 너 혹시 알고 있니

너를 자랑스러워 한다는 걸

너는 언제나 나에게 휴식이 되어준 친구였고

또 괴로웠을 때면 나에게 해답을 보여줬어

나 한번도 말은 안 했지만

너 혹시 알고 있니 너를 자랑스러워 한다는 걸

너는 언제나 나에게 휴식이 되어준 친구였고 (친구였고)

또 괴로웠을 때면 나에게 해답을 보여줬어

나 한번도 말은 안 했지만

너 혹시 알고 있니 너를 자랑스러워 한다는 걸

너는 언제나 나에게 휴식이 되어준 친구였고

또 괴로웠을 때면 나에게 해답을 보여줬어

나 한번도 말은 안 했지만

너 혹시 알고 있니 너를 자랑스러워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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