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포도밭
엄마와 함께 하는 하브루타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하는 하브루타로 돌아왔습니다.
4년 전, 하브루타 2급에 이어 1급 과정을 마쳤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한 한 후에도관련 공부를 하면서 역량을키워나갔답니다.공공기관과 온라인에서 하브루타 수업을 진행하다가 올 한 해는 개인 저서에 집중하고자 외부 수업을 중단했었어요. 그러다가, 다시 한번 배우고 싶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라고 가정하고 처음부터 배운다는 마음으로 다시 공부하고 있답니다.
<진행 순서>
1. <여우와 포도밭>과 관련한 줄거리를 읽어줍니다.
2. 이 책의 제목을 추론하고,
질문을 인당 5개씩 만들어 봅니다.
3. 각자 만든 질문을 발표하고,
그중 하나를 뽑아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4. 질문에 질문을 더하고,
슬로 리딩으로 이어집니다.
5. 원제목을 확인하고,
간단한 소감으로 마무리합니다.
4학년,첫째 아이의 제목과 질문입니다.
제목: 배고픈 여우
1. 왜 여우는 나올 때도 굶어야 한다는 생각을 못 했을까?
2. 왜 여우가 주인공일까?
3. 여우는 포도를 몇 개나 먹었을까?
4. 왜 사흘이나 굶었을까?
5. 왜 포도밭에 주인이 없었을까?
2학년,둘째 아이의 제목과 질문입니다.
제목: 여우와 포도밭
1. 왜 그런 생각을 못 했는지?
2. 왜 포도밭에 들어갔는지?
3. 왜 여우가 울타리를 넘는 생각은 못 했는지?
4. 왜 다 먹었을까?
5. 들고나가도 되는데 왜 다 먹었을까?
둘 다 공통된 질문을 선택했어요.
형: 맛있는 게 눈앞에 있어도 정신만 똑바로 차렸으면 나올 때도 굶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않았을까?
동생: 너무 좋아하는 과일이어서 그건 생각 못 하지 않았을까?
형: 여우는 육식동물인데 왜 포도를 좋아하는 걸까?
동생: 여우 엄마가 여우가 뱃속에 있을 때 포도를 좋아해서 많이 먹어서 그렇지 않을까?
형: 엄마가 포도를 좋아하는데 아이는 왜 좋아해야 하는 거지?
동생: 그건 유전자를 이어받아서, 뱃속에서 그 맛을 기억하고 있었겠지.
형: 근데 엄마가 아니라 아빠의 입맛을 닮았을 수도 있잖아.
동생: 그럴 수도 있겠다. 근데 육식동물인데 동물 사냥을 못해서 과일을 먹는 건가 봐. 눈에 보이는 거라도 먹으려고 그럴 수도 있을 거 같고.
형: 과일 채소를 먹을 수는 있는데, 왜 바보같이 사흘이나 굶으면서 포도를 먹지? 그만큼 굶으려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하는데, 저 정도 인내심이면 다른 걸 해도 하겠다.
동생: 그것도 맞지만, 끈기가 있지. 여우가 바보 같은 건 아니지. 진짜 원하는 걸 갖기 위해 그러는 거지.
그런데 왜 그걸 다 먹었을까? 들고나가도 되잖아?
형: 아이큐가 낮아서 그래.
동생: 왜 아이큐가 낮다고 생각해? 그게 뭔데?
형: 지능지수라고. 원래 동물이 인간보다 지능이 낮아. 침팬지나 고릴라 같은 영장류를 제외하고는 그래.
동생: 그걸 어떻게 알아?
형: 책에서 봤어. 그리고 인류의 조상도 영장류야. 봐봐. 적어줄게.
이렇게 대화가 이어집니다.그러다가 인류의 역사와 진화까지 이어지다 다시 원위치로 돌아옵니다.
아직도 제목을 알려주지 않고다시 제목을 짓고, 깨달은게 있으면 말해달랬죠.
첫째는 <포도밭에 들어간 배고픈 여우>라고 했어요. 항상 뭔가를 할 때 다음 일을 생각하면서 행동해야겠다고 하더라고요.포켓몬 카드, 띠부씰을 그렇게 모았건만 무용지물임을 알았다며앞으로는 돈을 쓸 때 현명하게 쓰겠다고 하더라고요.
둘째는<배고픈 여우와 포도밭>이라고 하면서,형과 생각이 일치한다고 말했답니다.
아이들의 한 줄 소감이에요.
형: 오랜만에 하니까 생각이 연결되어서 좋았어요.
동생: 원래 말하는 거 좋아하는데, 말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았어요.
매일은 못하더라도,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은 하브루타를 하려 해요. 책이나 그림이 아니라도 일상 대화를 기록하려 합니다.아들 둘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우리 가족을 성장시켜줄 거라 믿어요.
그럼, 다음 하브루타로 돌아올게요:)
